한국은행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지만 이번에는 동결했다. 금리인하 효과를 당분간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10월 16일로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 한은이 금리를 다시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기 부진, 낮은 물가상승률 등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정책금리 실효하한이 기축통화국보다는 높다는 점,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정책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 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여력은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실효하한 밑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은 당연히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실효하한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선 “한국과 일본의 연관성을 고려해 보면 갈등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라며 “다만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의 영향을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저물가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지만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에 일시적으로 0% 내외로 상당폭 낮아질 것이고, 두세 달 정도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최근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공급 요인에 주로 기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플레이션은 가격 하락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지속해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