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자사 노하우를 집약시킨 인공지능(AI) 기술을 대거 개방한다. AI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오픈소스와 데이터자료 등 설계 플랫폼을 공개하며 주변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카카오는 29일 AI 연합군 구성을 위한 사전 단계로 기술 공유 사이트 '카카오테크'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테크는 △지식 공유 △가치 창출 △공개 성장 △기술 상생 등 4개 대주제를 근간으로 운영된다.
이 사이트를 통해 개발자들은 '형태소분석기' 등 카카오가 공개하는 오픈소스와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겪고 해결한 사안을 공유할 수 있다. 개발자 프로그램 등 카카오를 향한 지원 신청도 가능하다.
신정환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카카오는 서비스 개발 사례, 트러블 슈팅 과정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테크 사이트를 통해 생생하게 공유할 것”이라면서 “AI, 기계학습, 챗봇, 클라우드, 오픈소스 등 다양한 주제에서 여러 개발자가 카카오와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수많은 서비스 뒤에 있는 핵심 기술이나 인프라에 투자한 결과를 함께 나누어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최근 1~2년 동안 카카오i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구성해 왔다. 대기업부터 중소사업자까지 사업자 규모와 산업 영역을 가리지 않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KT, 현대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협업해 모빌리티·스마트홈 분야에 적극 진출했다.
카카오는 이날 자사가 오픈소스로 제공하는 챗봇 엔진에 기계학습 기능을 새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챗봇엔진은 AI 기술이 빈약한 중소사업자도 별도의 투자 없이 대화형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툴이다. 상담, 주문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신 부사장은 “챗봇서비스는 이용자의 발화 데이터 예측이 가장 어렵다”면서 “기계학습 기능으로 더 적은 데이터로도 (각 분야에서) 똑똑한 챗봇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추천 노하우를 집약시킨 AI 추천·랭킹 플랫폼 '버팔로'도 공개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버팔로는 현재 공개된 라이브러리들보다 수배에서 수십배 빠르면서 동시에 뛰어난 메모리 관리 능력을 갖췄다.
버팔로는 파이썬/c++ 코드베이스로 작성됐다. 중앙처리장치(CPU) 환경에 최적화되었지만 쿠다(cuda)를 통한 GPU 활용 능력도 뛰어나다.
신 부사장은 “카카오가 원하는 방대한 크기의 데이터를 다루기에는 충분한 프로젝트가 없어 버팔로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했고, 지금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 부사장은 “카카오 비전인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 불편을 제거하는 일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장”이라면서 “특히 수많은 서비스 접점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려면 (생태계에 있는 모든) 개발자가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