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벤처.스타트업과 '소통 생태계' 조성해야"

Photo Image
벤처썸머포럼 조찬 기자간담회 모습.

대기업과 벤처기업, 스타트업 간 화학적 결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통한 경제발전이 진정한 의미의 극일 전략이라는 것이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29일 열린 벤처썸머포럼 기자간담회에서 “길게는 60년간 고착돼온 대기업 중심 생태계를 버리고, 새 산업을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20년 역사 벤처 생태계와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협회 차원에서 2년 넘게 이 같은 주장을 펼쳐왔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는 아쉬움이다.

안 회장은 대안으로 5대 그룹이 먼저 벤처·스타트업을 만나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2년 전 기업 간 협의 채널이 만들어졌다면 일본이 수출규제 카드를 꺼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상징적 의미에서 우선 5대 그룹과 원탁 테이블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를 향해선 “일본 도발 후 무관심했던 정부가 오히려 기업 간 상생 협의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일본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방향을 잡아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진정한 극일은 경제 발전이라며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이 수평적 관계에서 소통하는 산업 생태계를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삼성, 현대, SK, LG, 롯데 등 주요 대기업 총수를 차례로 만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규제개혁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도출됐다.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는 “최근 2~3년 벤처·창업 환경이 크게 개선됐지만 규제개선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며 “제한적 투자 회수 시장을 비롯해 벤처 생태계 성숙도는 여전히 높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헌재 우아한형제들 이사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규제 샌드박스는 한정적 범위 내에서 테스트라도 해보도록 길을 열어주는 제도”라며 “지금보다는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게 정부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해외 업체에 넘겨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정부가 모빌리티 플랫폼을 혁신형, 가맹형 호출형 세 개로 나눴는데, 가맹형에만 규제 완화가 집중되고 있다”며 “우버, 디디추싱이 진입하는 데도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경계했다.

혁신형은 타다, 풀러스와 같은 스타트업이 주로 참여하는 시장이다. 가맹형은 택시 가맹사업에 호출 서비스를 붙이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 해외기업이 대거 뛰어들었다. 서 대표는 유튜브 사례를 보듯 플랫폼은 독점화 경향을 보인다며 국내 시장 방어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는 “제조 기반 스타트업은 한국에서 살아남기가 무척 힘들다”며 “제품, 서비스가 나오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걸리는 데다, 리스크가 높다는 이유로 투자자 관심을 얻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박미경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은 “스케일업을 목표로 삼는 여성벤처기업이 늘고 있지만 후배 여성기업이 롤 모델로 삼을 만한 성공 사례가 부족하다”며 “여성기업 혁신성장을 돕는 정책적 지원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