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것에 대해 일본 주요 언론은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중국 언론은 한·미·일 3각 동맹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을 주시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파기하면 국익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 위협에 맞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일 결속이라며 양국 국방 당국이 지금까지 서로 지소미아 등으로 결속하면서 서로 이익을 누려왔다고 봤다. 또 양국 갈등 근원이 징용 배상 문제인 만큼 이 사안을 조금씩이라도 진전시키지 않으면 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을 흔들어 놓는 비상식적인 조치”라고 지소미아 종료를 비판했다. 이 신문은 지소미아 종료로 이익을 보는 쪽은 북한과 중국이라며 미국 중심의 동맹 기능이 약화했다는 잘못된 메시지로 동아시아 정세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냉정함이 결여된 판단”이라며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총평했다. 이 신문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동북아 정세에 역행하고 북한, 중국, 러시아에 어부지리를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 정부가 지역 정세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지소미아 의미를 재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에는 한·일 관계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과 관변 학자들은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일 3각 동맹으로 구현하려던 미국의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신화망(新華網)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소미아 종료가 한·일 갈등을 증폭시키고 미·일 군사 협력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의 전략적 입지를 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미국이 지소미아에 적극적이었고 한·미·일 3각 동맹으로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어 미국의 동북아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봤다. 이번에 한·일 간 군사정보 협력이 중단돼 이런 미국의 계획이 영향을 받게 됐다고 봤다.
신경보(新京報)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미국이 안달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일 안전보장 관계가 위협받으면 미국 주도의 동북아 3국 협력이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소미아 종료로 가장 실망한 것은 미국이라고 분석했다. 환구시보는 한국 매체 보도를 인용해 “한국은 지소미아 유지가 한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인해 미국도 실망했다”고 보도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