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초고화질 TV를 잇는 차세대 TV는 콘텐츠를 실제로 체험하는 것 같은 홀로그램 TV가 될 전망이다. 초고화질 경쟁 이후엔 '실감 경쟁'으로 TV 산업 지형이 재편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학계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기술과 폼팩터로 만들어진 차세대 TV인 홀로그램 TV 선행 연구와 개발이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초대형 화면이 아닌 이상 앞으로 16K, 32K 이상 초고화질 TV에서는 사람 눈으로 화질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화질을 뛰어넘는 한 차원 높은 실감과 경험을 제공하는 홀로그램 TV 기술이 부상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올해 간담회에서 “엔지니어적으로 최종 꿈은 홀로그램을 이야기한다”면서 “홀로그램은 입체적으로 생동감이 있는 게 특징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홀로그램 TV는 빛의 간섭 현상과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TV다. 안경 착용 없이 맨 눈으로 TV를 감상할 수 있다. 안경을 쓰고서만 볼수 있는 3D TV보다 한단계 진화한 기술이다. 홀로그램 TV 핵심 기술은 홀로그래픽용 레드, 그린, 블루 레이저로 알려져 있다. 특히 블루 레이저 개발이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감형 미디어 확산도 홀로그램 TV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5세대 이동 통신이 대중화 되면 초대용량 미디어가 확대된다. 대용량 실감형 미디어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스마트폰, VR, AR 기기에 이어 TV에도 실감형 3D 콘텐츠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콘텐츠 성장은 하드웨어 보급 확대를 이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홀로그램 TV 상용화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최소 10년 후에야 제품화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있다.
홀로그램 TV 자체 기술뿐만 아니라 기존보다 수 백배 이상 용량이 큰 영상을 압축하고 재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TV는 더욱 얇아지고 가벼워지는 추세이지만 홀로그램TV는 3D입체 영상을 띄워야 하기 때문에 TV가 차지하는 공간이 더 넓어질 수밖에 없다. 폼팩터 혁신과 TV 패러다임 변화를 안착시키기 위한 준비 시간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 3D TV가 나왔을 때 별도 안경을 써야 하고 콘텐츠가 부족 흥행 실패를 겪었다”면서 “TV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제품화 됐을 때 사업성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관련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지난 5월 홀로그램 시야각을 10배 높이고 기존 8K 초고화질영상보다 250배 선명한 홀로그램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수평방식이 아닌 수직으로 픽셀을 쌓은 것이 특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6년 국제 정보디스플레이 학회(SID)에서 3D 공간에 입체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