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초신성? 왜소신성? 아리송한 '신성'

우리나라 연구진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먼 곳에 위치한 '왜소신성(KSP-OT-201611a)'을 발견했다. 김상철 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이끄는 초신성 탐사 관측 연구진의 성과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발견을 별의 진화와 우리 은하 구조 비밀을 풀 또 다른 단서를 찾은 것으로 평가한다.

왜소신성은 평소 천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겠지만 대부분 생소한 이름이다. 이것이 뭔지 알려면 먼저 '신성(Nova)'을 이해해야 한다.

신성은 갑자기 폭발적으로 밝아진 별을 뜻한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새로운 별이 탄생한 것으로 여겼고, '새롭다'는 뜻을 담은 라틴어 '노바'로 불렀다. 한자로도 '새로운(新) 별(星)'로 쓴다. 그러나 신성은 새롭게 태어난 것이 아니다. 전에 있던 것이 밝기를 더했을 뿐이다. 특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빛을 잃는다. 별의 밝기가 상대적으로 낮으면 왜소신성, 훨씬 크면 '초신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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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이 발생하는 메커니즘 상상도

신성이 태어나는 곳은 '쌍성계'다. 쌍성계는 별(태양)이 두 개 이상 있는 태양계다. 우리 태양계에는 별이 하나지만 사실 별이 홀로 존재하는 곳은 전체 우주에서 얼마 되지 않는다.

신성이 생기는 과정은 이렇다. 쌍성계 내 별 중 하나가 먼저 종말을 맞으면 '백색왜성'이 되는 데 또 다른 별에서 유입된 수소나 헬륨이 이 백색왜성 주변에 모여 원반 형태를 이루기도 한다. 이를 '강착원반'이라고 부르는 데 원반이 갑자기 밝아지면서 신성이나 왜소신성, 초신성이 된다. 초신성은 주변 상호 작용 없이 스스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초신성이나 신성, 왜소신성은 각기 밝기도 다르지만 지속시간이나 이후 결과도 다르다. 초신성은 백색왜성이 부서질 정도로 격렬한 핵융합 반응을 수백일 정도 짧은 시간 지속한다. 신성이나 왜소신성은 이보다 작은 반응을 반복한다.

천문학계에서는 별 진화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이들을 찾는다. 초신성은 폭발해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돼 주요 탐구 대상이 된다. 당연히 초신성 연구가 블랙홀이나 중성자 별 연구로도 이어질 수 있다. 초신성 폭발로 우주 공간에 흩어진 중원소가 이후 태어나는 별들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별의 시작과 끝에 초신성이 있다. 초신성은 가장 밝아졌을 때 빛 세기가 일정해 거리를 재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초신성 발견이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드물게 나타난다. 100년에 하나 발생하는 수준이다. 신성조차 우리 은하에서 1년에 100개 정도 생긴다. 반면에 왜소신성은 훨씬 발생이 빈번해 주요 연구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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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은하 모습과 이번에 발견한 왜소신성의 위치

특히 이번에 발견한 왜소신성의 경우 원반 모양인 우리 은하 평면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영역에서 발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발견 장소는 은하 평면에서는 5500광년, 지구에서는 약 2만4000광년이나 멀리 떨어진 곳이다. 이곳을 '헤일로'라고 부르는 데 이곳에는 천체가 많지 않아 연구 목표로 삼을 대상 자체가 적다. 새로운 왜소신성을 관측 자료는 별 이론과 모형, 헤일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주요 기반이 된다.

우리 연구진은 이번에 헤일로에서 왜소신성을 발견한 만큼 또 다른 헤일로 영역에서도 왜소신성을 추가로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왜소신성을 발견한 우리 연구진은 24시간 연속 관측이 가능한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을 활용해 성과를 냈다. 앞으로도 이를 활용해 더 많은 신성 발견에 나선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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