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2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일본 수출 규제 대응 일환으로 소재부품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는 가운데 여당도 관련 예산 확대를 주문하면서다. 당초 편성한 21조1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1조원을 크게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열고 내년 국가 R&D 예산을 심의·의결한다. 과기자문회의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예산 확대 등으로 심의 과정이 연장되면서 1주일 가량 연기됐다.
올해 두 번째 국가 R&D 예산 심의·의결 절차다. 과기자문회의는 지난 6월 28일 '2020년도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당시 내년도 주요 R&D 예산을 16조9000억원으로 의결했다. 여기에 일반 R&D를 포함해 내년 국가 R&D 총 예산을 21조1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예산은 20조5000억원이다.
다음주 중 열릴 자문위 의결 절차는 추가 반영할 신규 사업 예산과 기존 사업 증액분 등에 대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과기자문회의의 심의의결 이후 반영한 신규 사업 및 증액 예산은 다시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소재부품 신규 R&D 사업이 대거 반영되면서 증액분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재부가 추가 반영을 검토하는 신규 R&D 사업 규모만 7000억원 내외다. 1조6000억원 규모 예타 면제 사업 가운데 내년 반영할 1년차 사업 예산을 감안하면 증액분은 1조원 안팎까지 늘어난다.
추가로 올해 추경예산에 반영한 신규 R&D 사업의 내년도 소요분과 기 편성 R&D 사업의 증액분을 감안하면 최대 1조원 중반대까지 증액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R&D 예산이 22조원대 중반을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지난주 당정협의에서 내년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 예산을 '1조+알파(α)'에서 '2조+알파'까지 늘릴 것을 요청했다.
R&D 예산 증가율도 전년에 비해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내년 R&D 예산이 22조원을 넘어서면 증가율은 8~10%수준까지 오른다. R&D 예산 증가율은 2016년부터 3년간 1%대에 머물다 올해 4.4%로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R&D 예산 편성과 관련해선 현재 어떤 것도 확정해서 말할 수 없다”면서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 관계자는 “과기혁신본부에서 신규 반영 대상 사업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면서 “기재부가 전체 한도를 설정해가며 R&D 예산을 지속 조정하는 단계로 정확한 예산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