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자 과반 "5G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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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KT 5G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챌린지 결승전을 5G 기술 기반으로 진행했다. (전자신문DB)

5세대(G) 이통시대를 맞아 빅3 기업이 게임분야 투자를 늘리지만 이용자는 정작 5G 통신서비스에 큰 관심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게이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용자 절반 이상은 5G 환경 서비스 경험에 유보적 입장이었다. 1995명 중 53%가 5G환경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답변자 16%는 이용할 의향이 없었다.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은 31%를 차지했다.

이같은 경향은 단말기 부문에서도 확인됐다. 게임 이용자에게 5G 서비스를 경험하기 위해 휴대폰 교체 의향을 묻자 '5G 환경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이후에 교체할 계획'이라고 답한 집단이 51%로 가장 높았다. 이용할 의향은 있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교체한다 25%와 교체하지 않는다 24%는 백중세를 나타냈다. 게임 콘텐츠 결제액 큰손인 30대와 40대 중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은 각각 17%, 16%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게 나왔다.

이통사가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게임 등 실감형 콘텐츠 이용 여부도 50%가 5G환경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후 이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결과는 주류시장을 형성하는 모바일 게임을 현행 통신환경과 단말기 생태계에서 이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통사는 게임을 끌어안기 위해 모바일 게임 데이터를 무료로 이용하게 해주는 제로레이팅이나 게임 페스티벌 개최, 자사 기기에 게임을 선탑제 하는 등 '겜심'잡기에 열을 올렸다. 5G 기술이 게임에 접목되면 초고속, 초다연결성을 바탕으로 모바일 기기에서 구현이 어려웠던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접속하는 게임이 출현하거나 과부하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덕분에 e스포츠 중계나 AR기술을 적용한 일부 게임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주류 모바일 게임이 통신기술 보다는 디스플레이, UX 한계 때문에 일부러 대규모 인원 접속을 제한하는 추세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대용량 처리 속도를 체감하기 힘들다.

또 국내 게임사는 연구개발을 통해 패킷 최적화 전송 기술을 갖췄다. 통신상태가 열약한 신흥 시장 동남아시아와 남아메리카에서도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단말기 역시 일부 하이엔드 게임을 제외하면 주류 게임 중 구동이 힘겨운 게임이 존재하지 않아 교체 필요성이 높지 않다. 최근에는 콘텐츠 깊이 때문에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실감형 콘텐츠가 게임 이용자에게 인기가 없다는 점도 한몫한다. PC나 콘솔 VR게임조차 어트렉션을 제외하면 아직 시장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는 경량화되고 소형화된 3세대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가 나온 이후에야 비로소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그만큼 코어 게임 이용자에게 어울리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에서 네트워크 통신 기술은 필수 요소”라면서도 “하지만 이미 기술개발로 패킷 전송 최적화를 이룬 상황이라 엄청난 체감은 느끼기 힘들다”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도 마찬가지다. 이용자 권영상 씨는 “5G 단말기를 사용하는데 기존 단말기보다 반응이 빨라지는 경험은 못했다. 기존에도 렉은 별로 없었다”며 “VR게임은 아직 게임다운 게임이 없어 접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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