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소셜벤처 2막이 열린다.
정부 정책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협회·단체가 신설되고 다양한 소셜벤처 창업과 투자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성수동으로 대표되는 '소셜밸리' 성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 성수동이 소셜벤처 집적지가 또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기 도약은 세력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기술 고도화, 대형화가 특징이다.
먼저 임팩트얼라이언스 준비위원회가 다음달 공식 발기인대회를 열고 출범한다.
임팩트얼라이언스는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 비영리단체, 임팩트투자사 등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조직의 협의체다. 18일 현재 96개사가 가입했으며 출범 이후에는 150~200여개사가 회원사로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팩트얼라이언스 준비위원회는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신설법인을 준비하고 있다. 사무국을 구성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를 전달하고 회원사 임직원 복리후생 증진과 협력사업 추진까지 진행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목적이다.
2017년 상반기 약 100여개 소셜벤처가 집적됐던 성수동은 현재 약 300여개사가 모여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셜벤처 육성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소셜벤처는 600여개사에 이른다. 이는 성수동의 대표 코워킹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와 '카우앤독'을 기준으로 각각 70여개사, 40여개사가 있으며 임팩트투자 중개기관이 약 20개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소셜벤처나 사회적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코워킹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를 운영하는 루트임팩트는 하반기 성수동에 2호점인 '서울숲점'을 추가로 연다. 1호점이 부동산을 매입해 새로 건물을 올렸다면, 2호점은 임대 방식으로 발빠르게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했다. 2000평 규모로 680명이 근무할 수 있다.
창업 양상도 AI와 빅데이터 기반 소셜벤처가 등장하는 등 고도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플랫폼 기술 중심 기존 온·오프라인연계(O2O) 비즈니스가 주가 됐던 창업도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하는 하이테크로 넓어지고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통역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소보로와 동남아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기반 안질환 검진 키트를 수출하는 프로젝트봄 같은 소셜벤처가 대표적이다.
금융에서도 임팩트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신기술금융사 옐로우독이 보폭을 넓히는 등 다양한 투자회사가 소셜벤처를 포함한 임팩트 비즈니스에 투자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소셜벤처 전문 액셀러레이터를 표방한 에스오피오오엔지는 누적 46개사에 투자를 완료했다.
정부도 소셜벤처 기업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사회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부는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연구개발(R&D)에 '소셜벤처형'을 추가해 사회적 가치평가를 반영한 R&D 과제를 선정기준으로 구분 공모하기로 했다. 상반기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도 소셜벤처가 참여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 협력사업이 진행된다.
서울시와 성동구 등 지역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공유업무공간이나 사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 문제 해결을 의미하는 '임팩트' 사업을 하는 영리법인·비영리법인을 모두 감안하면 1000여개사가 국내에 있을 것”이라며 “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소셜벤처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제각각인 만큼 이들을 모두 잘 아우를 수 있는 정책 지원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