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스펙 메모리로 인텔 추격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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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사옥에 전시된 삼성전자 웨이퍼. <전자신문 DB>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비수기인 가운데 업계 1·2위인 인텔과 삼성전자 격차가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텔의 반도체 사업 매출이 3분기 연속 줄어든 반면 삼성전자의 매출은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삼성의 '기술 초격차'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길어지는 데다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 규제 등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삼성이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1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인텔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각각 154억4900만달러와 129억7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텔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3분기(188억7400만달러)를 정점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도 지난해 3분기(210억1500만달러)에 실적 신기록을 올린 뒤 올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를 이어갔으나 2분기에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에 반도체 사업 매출에서 처음으로 인텔을 앞지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 다시 선두 자리를 내준 뒤 지금까지 되찾지 못하고 있다. 주력인 메모리 시장의 부진이 심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다시 인텔과의 격차를 줄이면서 추격에 재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IHS마킷은 삼성전자가 모바일과 스토리지 시장 등 핵심 메모리 제품에서 새로운 활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텔에 대해서는 “사물인터넷(IoT)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내면서 반도체 시장 리더십을 이어갔다”면서도 “클라우드서비스업체(CSP)의 수요가 줄면서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은 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핵심 사업인 마이크로프로세서 부문에서 최대 경쟁업체인 AMD 등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인텔과 격차를 줄여가고는 있지만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메모리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인텔이 1위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다만 삼성전자가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회복세를 보인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미중 통상전쟁 등 악재가 여전하기 때문에 상승 추세가 유지된다고 장담하긴 이르다”고 전제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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