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국세청, 신한금융지주 등 하반기 엔드포인트탐지·대응(EDR)솔루션 구축 사업이 쏟아진다. 보수적인 금융, 공공시장까지 새로운 EDR 솔루션 도입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 개화가 감지된다. 국내 지니언스, 안랩부터 해외 파이어아이, 카본블랙, 사이버리즌까지 국내 ED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단말 이상행위 탐지 및 대응 솔루션 도입' 사업 공고를 냈다. 14일 제안서 접수 마감 후 이달 말 사업자 선정을 최종 마무리한다. 이번 사업은 약 5000여대 단말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이다. 시범 사업 후 가격, 성능 등에 따라 10만대 규모 최종 구축 사업 확대를 결정한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 금융권 사업구축 경험, 5000여대 이상 엔드포인트 성능 시험 가능 등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EDR 도입으로 행위기반 지능형지속위협(APT) 악성코드 등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최근 이메일 등 엔드포인트를 통한 공격이 꾸준히 발생해 새로운 보안시스템 도입으로 보안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생명 등 금융 계열사 EDR 도입 프로젝트를 위한 제안설명회를 14일 연다. 신한금융지주가 원하는 EDR기능 등과 기업이 내세우는 솔루션 등을 확인한다. 사업자 선정 등 발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농협과 달리 초기 사업 시행 규모는 작지만 은행, 카드, 증권 등 다양한 금융영역 레퍼런스를 가져갈 수 있는 만큼 보안 기업 촉각이 곤두섰다.
이외에도 하반기 EDR 프로젝트는 다양한 영역에서 대기 중이다. 국세청, 외교부, SK하이닉스, KB국민은행 등 다양한 기업, 공공기관이 기술검증(POC)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반기 프로젝트 성과에 따라 본격적인 EDR 시장 선점 기업과 후발 주자가 나눠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DR 솔루션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EDR은 신종 공격에 취약한 기존 안티 바이러스 제품과 달리,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비정상 공격 패턴에 대해서도 대응 가능해 엔드포인트 위협 증가와 함께 주목받는다.
EDR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EDR 시장 규모가 2015년 2억3800달러에서 2020년 15억달러로 연평균성장률이 45.27%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까지 대기업 65% 이상, 중견 기업 절반 이하가 완전한 기능을 갖춘 EDR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체기에 놓인 안티바이러스 영역과 달리 성장 기대감이 높다.
국내는 지니언스, 안랩, 이스트시큐리티 등이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외산기업으로는 파이어아이, 카본블랙, 사이버리즌, 카스퍼스키랩 등이 경쟁에 뛰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농협, 신한금융지주 EDR 구축 프로젝트를 어떤 기업이 수주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이어질 국내 EDR 경쟁 구도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국내 진출하지 않은 기업까지 금융권 EDR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현재 EDR 시장이 뜨겁다”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