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일본 수출규제 대응…기술 공든 탑 쌓는 '상아탑'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이 발 벗고 나섰다. 국내 국공립대학은 최근 일본 수출 규제 대응 특별팀을 잇달아 구성하고 첨단 부품·소재 연구개발(R&D) 과제 발굴, 기술 애로 지원, 이공계 인력 양성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9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 소재·부품·장비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대학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정부 발표 하루 앞서 전국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도 일본의 수출 규제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 대학 역할에 불을 댕겼다.

국내 대학 가운데 과학기술 중심 대학이 가장 적극적이다. 포스텍(포항공대)은 외국 의존성이 높은 소재·부품 분야 기업 지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소재·반도체·철강·에너지·통신 분야 교수 100여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풀을 마련, 중소·중견기업 애로 기술 자문역을 시작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대상인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를 실험할 수 있는 유일한 장비를 갖춘 포항가속기연구소도 관련 기업의 R&D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KAIST도 최근 전·현직 교수 100여명으로 구성된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을 발족했다. 자문단은 반도체, 에너지, 자동차 등 주요 산업 분야 1194개 품목 가운데 159개 소재 품목 관련 원천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서울대는 공과대 교수 320명으로 구성된 특별 전담팀을 꾸렸다. 당장 공급 안정화가 필요한 100대 품목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정보기술(IT) 분야 강세가 뚜렷한 경북대는 공대 중심으로 기업의 부품 국산화를 돕기 위해 기술국산화지원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지원부에는 공대 교수 120여명이 직간접 참여, 자문에 응한다.

영남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경일대, 대구한의대 등 경북 지역 5개 대학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할 특별전담팀을 공동으로 꾸렸다. 전담팀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계금속 등 관련 기업에 필요한 긴급 기술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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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 주요 5개 대학이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특별전담팀 구성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우 대구가톨릭대 총장, 정현태 경일대 총장, 최영조 경산시장, 서길수 영남대 총장,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

그 외 대전·충남 지역 대학도 최근 일본의 경제 침략 대책 마련을 위한 대전·충남 지역 대학총장 긴급간담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간담회에서 대학 총장들은 대학이 대덕연구단지 내 정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협력해 소재·부품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고 관련 인재 양성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부산 동명대도 최근 첨단부품소재 학술세미나를 개최,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에 따른 대학 R&D 과제 발굴에 집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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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섭 포스텍 산학협력단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계기로 당장 급한 소재부품 분야뿐만 아니라 해외 의존도가 높은 기술 분야 중심으로 기업 자문과 지원, 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위기 극복에 대학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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