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협회 격인 미국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ESA)가 콘솔 플랫폼을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ESA 회원사 엔씨소프트, 넥슨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ESA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2020년까지 콘솔 플랫폼에서 확률형 아이템 구매시 확률을 표기하도록 했다. 적용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다. 각각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스위치 스토어에 표기해야 한다.
ESA 움직임에 회원사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사 게임 확률 정보를 이해하기 쉽고 찾아보기 편한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블리자드,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베데스다, 번지, EA, 테이크투인터랙티브, 유비소프트, 워너브라더스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 등이 참여한다.
확률형 아이템이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부담감을 내려놓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번 ESA 결정은 미국 연방무역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업계 대책을 물어보는 토론회에서 나왔다.
앞으로 북미 법인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와 넥슨도 영향권에 들어설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현재 콘솔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지 않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확률형 아이템을 제공하는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길드워'를 엔씨웨스트를 통해 북미지역에 서비스 중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비롯한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일부를 넥슨아메리카를 통해 북미지역에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북미 시장 특성을 고려했을 때 콘솔을 영원히 배제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넥슨은 실제 콘솔 게임을 서비스하기도 했고 엔씨소프트는 향후 모든 게임을 멀티플랫폼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관계자는 “현지 법인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세계 게임산업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벨기에는 지난 '피파 18'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 '오버워치' 등 3개 게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도박법 위반 판결을 내렸다. 블리자드는 벨기에에서 전리품 상자 판매를 중단했다. '로켓리그' 개발사 사이오닉스는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을 삭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 소속 조쉬 하울러 상원 의원이 소액결제 및 확률형 아이템 금지 법안을 입법 시도했다. 국내에서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 앱스토어에 이어 구글 플레이까지 확률형 아이템을 명확하게 표기하도록 개발자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양대 마켓이 모바일게임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도록 하는 등 확률형 아이템에서 야기한 부작용을 정상화시키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우리나라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와 업무 협약을 맺고 플랫폼이나 등급 구분 없이 확률을 공개하는 자율규제 형태로 관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경고 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는 기업 영업비밀이라며 확률을 공개하지 않거나 터무니없는 확률을 적용하는 것보다 좀 더 고도화된 방안을 마련해야 사행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