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기업이 전자계산기에 숫자만 입력하면 모든 결제가 완료되는 '버튼 결제 계산기'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QR결제를 뛰어넘는 파격적 콘셉트의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국내외 특허 출원을 마쳤고, 미국 굴지 벤처캐피털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관심이 뜨겁다. 고가의 결제단말기가 필요했던 오프라인 가맹점은 물론 배달 결제 인프라를 모두 바꿀지 주목된다. 제로페이 연동도 추진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 기업 하렉스인포텍(대표 박경양)이 결제단말기가 필요 없는 '버튼 결제 계산기'를 최초로 상용화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전자계산기를 활용해 모든 결제가 이뤄지게 하는 신개념 결제 방식이다.
가맹점에서 흔히 쓰는 계산기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미 계산기 사용에 익숙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기 도입에 따른 불안감을 없앴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직불, 선불, 지역화폐 등 모든 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전자계산기에 결제금액만 입력하면 고객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 결제는 물론 포인트, 스탬프 적립, 쿠폰 사용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국내 모든 결제 서비스는 물론 알리페이, 위쳇페이 등 해외 결제 서비스도 정산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최소 수백만원에 도입하는 판매시점관리(POS) 기능을 2만원대 전자계산기로 대체하는 셈이다.
한국은 QR결제가 간편결제 수단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QR결제 방식은 가맹점에 QR코드를 별도로 비치해야 하고, 결제 고객이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한 후 직접 결제금액을 입력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 결제 금액 오류로 인한 취소와 환불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반면에 버튼 결제 계산기는 중소상공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자계산기에 근거리무선통신 블루투스 저전력 기술을 특화해 연동했다. 점주나 점원이 계산기에 결제금액을 입력하고 '결제 버튼'을 누르면 계산기 액정에 표시된 금액이 고객 휴대폰으로 자동 푸시된다. 고객이 이 금액을 확인하고 결제승인을 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블루투스 외에도 사운드(음파),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결제 연동도 연이어 추진한다.
가맹점은 버튼 결제 계산기에 연동된 웹포스나 스마트폰 앱포스를 통해 매출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박경양 하렉스인포텍 대표는 “미국 대기업과 수출 제의를 받아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계산기 단가를 2만원 이하로 낮춰 소상공인이 값비싼 결제 단말기 없어도 편리하게 결제 정산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수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100여개국 이상에 특허출원했다. 특허명은 '전자계산기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이다.
하렉스인포텍은 이미 자사 결제 플랫폼을 도입한 8개 신용카드사와 13개 시중은행 대상으로 연동작업을 추진한다. 9월부터는 모든 금융기관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문화상품권 충전, 병원, 전통시장 등으로도 전자계산기 결제 플랫폼을 확대 추진키로 했다.
사업자로 참여한 제로페이 결제 연동도 부처에 제안할 예정이다. 가맹점에 특화된 맞춤형 버튼 결제 계산기도 제조한다.
일반 전자계산기 형태 말고도 목걸이형, 솔라충전용, 웨어러블 계산기 등으로 계산기 형태를 다양화해 브랜드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대상 보급사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