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양대 업체가 8월 대혈투를 예고했다. 요기요가 먼저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발표하자 배달의민족은 '할인 쿠폰팩'으로 반격한다. 두 상품 모두 다른 쿠폰과 중복 할인이 적용된다. 이른바 '락인(Lock in)효과'를 유발해 플랫폼에 이용자를 묶어두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8월 1일 오전 11시부터 '배민 더하기 쿠폰팩'을 판매할 예정이다. 계정당 구입 한도는 있지만 선착순은 아니다. 8월 말까지 쿠폰팩 물량을 무제한으로 풀 계획이다.
배민 쿠폰팩은 총 1만5000원 할인 쿠폰을 1100원에 파는 상품이다. 3000원 할인쿠폰 5장을 묶어 판매한다. 계정당 쿠폰팩 10개까지 구입할 수 있다. 구입비용을 빼면 배민 측이 2780원 할인 쿠폰을 50개씩 뿌리는 셈이다. 쿠폰을 최대치까지 쓰는 이용자는 총 13만9000원 혜택을 받는다. 사용 기한은 9월 31일까지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 음식 수요가 많은 여름철을 맞아 고객께 더 많은 혜택을 드리기 위해 준비한 프로모션으로 비용 부담은 전액 배달의민족이 진다”며 “외식업 자영업자 분께도 특정 프랜차이즈 브랜드나 메뉴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는 방식으로 매출 증대 혜택이 소상공인 모두에게 골고루 나눠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요기요도 1일부터 정기구독상품 슈퍼클럽 가입자를 받는다. 월 구독료 9900원을 내면 3000원씩 월 10회 할인해 준다. 구독료를 제하면 2000원 할인 쿠폰을 달마다 10개 주는 셈이다. 정가 기준으로 배민 대비 혜택이 적다.
다만 요기요는 기간 한정 프로모션을 추가로 진행한다. 8월 가입자는 3개월 간 월 구독료가 절반(4900원)이다. 회당 할인은 약 2500원으로 배민보다 여전히 낮지만, 할인 횟수도 20회로 늘어난다. 사용 가능 기간은 배민 보다 한 달 더 길다. 3개월 동안 총 기대 할인 액수는 약 16만5000원으로 배민보다 커진다.
월 주문 횟수가 5~6회 수준으로 많지 않은 이용자는 배민 쿠폰팩 선택이 유리하다. 쿠폰을 소량 구매할 수 있으므로 소진 부담이 적다. 8~9월에 주문 횟수가 몰려있어도 마찬가지다. 만약 10월까지 꾸준하게 월 20회 이상 주문한다면 요기요 슈퍼클럽 선택이 이득이다.
변수는 추가 할인 행사다. 요기요는 8월 초 디저트 메뉴 대상으로 5000원 할인, 맥도널드 4000원 할인 행사를 연다. 매주 특정 음식 카테고리 메뉴를 2000~3000원 할인해 주는 슈퍼레드위크도 진행 중이다.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올해 마케팅 비용만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민의 추가 할인 행사는 아직 비공개다. 업계는 배민 역시 대규모 마케팅으로 반격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탄도 충분하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말 36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 이벤트 혜택 차이는 대동소이해 보인다. 관전 포인트는 마케팅을 지속할 실탄이 누가 먼저 바닥나느냐의 싸움”이며 “또한 주문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일정한 서비스 퀄리티 유지도 중요하다. 신속 정확한 배송능력 확대에 얼마나 투자했느냐에 따라서도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