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김상길 SY이노테크 대표..."40년 공직자, VR전문 스타트업 CEO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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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공직 생활 후 스타트업 CEO로 새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김상길 SY이노테크 대표.

“가상현실(VR)은 게임, 교육, 로봇,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접목되고 있습니다. 각종 시뮬레이터를 비롯한 교육기자재에서 첨단 디스플레이까지 VR 응용 기기와 콘텐츠도 급속도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VR 세계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현실과 같은 만족을 느끼며 사는 시대가 다가옵니다.”

김상길 SY이노테크 대표는 부산시에서 40여년 공직에 몸 담아 온 정통 공무원이다. 부산 연제구 부구청장을 끝으로 퇴직한 후 곧바로 VR 기반 치매예방 솔루션을 개발·공급하는 스타트업 CEO로 돌아왔다.

2014년 부산에서 열린 ITU전권회의는 김 대표에게 VR는 물론 정보기술(IT) 전반에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 계기였다. IT는 산업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첨단산업이라는 생각에서 그는 ITU전권회의 이후부터 VR는 나와 주변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치는, 즉 생활에 변화를 몰고 올 혁신 동력으로 보게 됐다.

김 대표는 “ITU전권회의 준비단장으로 행사를 기획·준비하면서 VR기술과 효과를 제대로 알게 됐다”면서 “그 때 앞으로 모든 분야에 VR가 접목되는 세상이 곧 오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를 IT 스타트업 CEO로 만든 또 하나의 경험은 치매 예방과 치료 현실이다.

“장모님을 모시고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진단 테스트를 했습니다. 단답식 문항에 용어도 어려워 답답했는데 치매라는 진단을 받지 못하면 예방 차원에서 필요한 그 어떤 지원도 없었습니다.”

SY이노테크가 개발한 VR기반 뇌인지훈련시스템 'BT캐어'에는 VR기술이 지닌 특장점과 열악한 국내 치매 예방 환경에 대한 각성이 녹아 있다.

BT캐어는 VR게임을 즐기며 인지장애를 개선할 수 있는 의료보조장비이자 콘텐츠다. 냉장고, 갈매기, 마트와 상품 등 친숙한 주변 공간과 사물을 소재로 노령층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도록 만들었다.

김 대표는 “기존 텍스트 위주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예방 프로그램은 어렵고 지루하다. 반면 BT캐어 콘텐츠는 쉽고 몰임감도 최고”라면서 “VR 세계 속에서 재미있게 물건을 찾기도 하고, 갈매기도 사냥하며 뇌 집중도를 높여 인지장애 개선 효과를 안겨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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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기술의 미래 가능성과 국내 치매 대응 현실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는 김 대표.

개발 초기에 어려움도 많았다. 자문을 구한 의사나 치매 전문가는 'VR기기나 콘텐츠는 어지러워 노인이 이용하기 어렵다' '적합한 콘텐츠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치매안심센터 등에 시범 설치 후 노인 이용률이 늘고 재미있다고 전해져 현재 반응은 폭발적이다.

SY이노테크는 보건소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요양병원, 노인정 등으로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중장기로 집에서 혼자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뇌인지훈련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뇌파측정 기능을 추가해 인지장애 개선 효과를 데이터로 증명하고, 이를 토대로 공식 의료기기로 등록할 계획”이라면서 “치매는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민간 의료기관으로 이용을 확대하면 치매 예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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