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부동산 시장에 기술을 결합한 '프롭테크' 업계가 주목받는다. 직방, 패스트파이브, 디스코 등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기존 원룸·오피스텔 중개에서 상업용 부동산으로 저변이 확대 중인 것도 주요 변화 흐름이다.
24일 스타트업 투자 정보사이트 더브이씨에 따르면 국내 주요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유치한 누적 투자액은 약 3150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올해 들어 직방이 1600억원, 패스트파이브가 390억원, 디스코가 20억원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대형 투자유치에 성공한 야놀자나 컬리 정도의 개별기업을 제외하면 프롭테크 분야 자금 흐름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프롭테크의 부상은 메가트렌드로 평가된다. 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상업용 프롭테크 투자가 크게 증가해 2017년 이미 130억달러(약 15조3000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투자 패턴도 시리즈B 이상 비중이 지속 증가했다. 일정 수준 성과가 확인된 기업 수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프롭테크 시장 성장은 외국과 비교하면 다소 더딘 편이다. 미국 질로우는 이미 나스닥에 상장된 유니콘 기업이다. 매년 1조원 수준 매출을 낸다.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는 기업가치 100억달러(약 11조7700억원)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선두업체 직방 정도가 주목받는다. 최근 7000억원 정도로 몸값이 뛰었다.
직방을 이어 가능성을 보여줄 업체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 1년 간 서울 등 수도권에서 거래 신고된 상업용 빌딩은 총 20조36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토지 및 단독 다가구 부동산을 포함하면 50조원이 넘는 시장이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주거용 부동산 대비 정보 폐쇄성이 더 짙다. 아직까지 선뜻 손을 댄 스타트업이 없었던 이유다. 정부나 지자체가 보유한 공공데이터가 민간에 개방되기 시작하면서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전통 부동산 업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활로를 찾아내는 업체들이 두각을 보이는 상황이다.
직방이 최근 상가 부동산 정보 서비스 '네모' 운영사 슈가힐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네모는 임대료와 권리금 등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려는 서비스다. 창업에 필요한 인구사회학적 통계, 시간대별 유동인구 등 상권분석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직방은 '프롭테크 어벤저스' 전략의 한 축으로 네모가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네모에 등록된 상가 매물은 2018년 기준 40만개가 넘는다.
디스코 역시 주목 받는 상업용 부동산 스타트업이다. 전국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 2300만건과 토지 및 건축물대장 3880만건을 통합해 제공한다. 롯데자산개발·자산관리회사 등과 업무협약(MOU)를 통해 신뢰도 높은 부동산 매도인과 매수인을 끌어모으고 있다. 현재 약 7500명의 에이전트 회원이 디스코를 통해 거래한다.
최근 디스코는 부동산 경매 정보 열람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유료경매사이트에서 제한적으로 제공되던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배우순 디스코 대표는 “경매 시장은 부동산 투자자가 관심이 많은 분야지만 정보를 쉽게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디스코의 무료 경매 정보를 통해 경매 투자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