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G2019시안]'미래의 놀이'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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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레스닉 교수가 스크래치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아이들이 레고를 가지고 놀고 있다.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보드 위에 블록을 쌓고 온갖 재료를 활용해 꾸민다. 이 보드에 '스크래치3.0'으로 코딩한 명령을 내리면 단순한 블록들은 생명을 얻는다. 움직이고 불이 들어온다. 아이들이 상상했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다.

WCG가 '미래의 놀이'라는 주제로 진행하는 스크래치 챌린지 행사장 모습이다. 스크래치는 어린이의 창의적사고, 체계적 추론을 키워주기 위한 프로그램 언어다. 코딩을 배우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기존 텍스트 코딩과 달리 스크립트를 블록 맞추듯이 연결해 코딩을 하는 방식으로 간단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만들거나 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초등학교 정규과정에 코딩이 포함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딩이라는 교육 과정이 개입됐지만 친구와 블록을 쌓으며 노는 모습은 영락없이 동년배 아이 모습이다. 코딩 교육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는 가운데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코딩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게 아니다. 그냥 미래의 놀이인 셈이다.

레고는 '스파이크 프라임'이라는 미출시 제품을 WCG를 위해 제공했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제품으로 아직 시장에는 판매되지 않는다. 유출을 우려해 행사종료 후에 회수해갈 만큼 레고가 공들인 제품군이다.

레고는 WCG 스크래치 챌린지 아이들의 작품에 크게 놀랐다. WCG는 기본 레고 설명서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냥 블록과 재료만 줬을 뿐이다. 그랬더니 레고가 예측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다양한 결과물들이 나왔다. 레고 블록뿐 아니라 풍선, 줄, 끈, 종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생각한 것을 만드는 데 감명받은 눈치였다.

아이들이 코딩하는 과정은 현업 코딩과정과 유사하다. 기획서 개념도 모르지만 널빤지에 기획서처럼 그림을 그려놓고는 블록으로 구현한다. 그리고 스크래치를 이용해 상상하는 바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구현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실패와 착오를 경험한다. 리뷰를 반복하고 회고하는 자리를 계속 갖는다. 수정하면서 하는 과정을 완성될 때까지 한다. 실제 회사에서 하는 과정을 놀이처럼 다 겪는 것이다.

기존에 코딩을 배운 아이일수록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법에 적응하지 못해 처음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린이 특유의 회복탄력성으로 좋은 기회와 양분을 경험하며 창의적인 모습을 금방 되찾는 모습도 보였다.

4일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은 교육 결과물이 아닌 놀이의 산물이었다. 다만 코딩이라는 미래 놀이이자 필수 교육과정이 담겨있을 뿐이었다.

스크래치 창시자인 미첼 레스닉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미디어랩 교수는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스크레치가 코딩 시작점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것에 즐겁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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