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베트남서 '좋은데이' 현지 생산...무학, 소주 글로벌 제조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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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오른쪽)이 팜 듀이 단 빅토리 회장과 인수협약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부산·경남·울산지역을 기반으로 한 주류업체 무학이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해외 공장 생산을 시작했다. 무학은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소주 세계화에 앞장 선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2017년 인수한 베트남 주류회사 '빅토리(VICTORY)'사 현지 공장에서 3월 말 소주 생산을 시작했다. 빅토리사는 보드카와 음료 등을 생산, 판매하는 베트남 주류회사다. 무학은 인수 이후 통합작업과 현지 시장 점검, 노후화된 시설 개보수, 직원 교육 등 과정을 거쳐 지난 3월 첫 생산을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좋은데이는 현지인 입맛에 맞춰 달고 부드러운 감미의 주질로 개발된 제품이다.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국내 주류업체는 해외 법인을 설립해 국내에서 생산한 뒤 수출 판매하고 있다. 무학은 국내 주류기업 최초의 해외 주류회사와 공장을 인수에 이어 첫 해외 생산이라는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다.

무학은 베트남 공장 생산을 시작으로 소주 세계화와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베트남 현지 시장 외에도 이를 거점으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및 확대에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학이 베트남을 주요 거점으로 낙점한 배경에는 최근 빠른 경제성장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드카 등 고도주 '원샷' 문화가 형성돼 있어 소주 시장 진입이 용이할 것으로 분석했다. 베트남은 젊은층이 주요 주류 소비층으로 한류에 열광, 한국 상품과 문화에 익숙한 것은 물론 소주 인지도가 높은 것도 베트남 진출 배경의 주요 원인이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할 경우 관세가 없어 가격 메리트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소주 한 병당 가격이 약 4000원에 달하지만 현지 생산으로 관세를 제외할 경우 경쟁사에 비해 가격을 줄일 수 있거나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한국에서 생산 돼 수출되고 있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1박스당 약 60만동(한화 약 3만500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현지에서 생산하는 좋은데이는 박스당 40만동(한화 2만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무학의 베트남 진출로 하이트진로 '참이슬', 롯데주류 '처음처럼' 등과 현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3월 베트남 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 하노이에 한국식 실내포차인 '진로포차'를 열고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현지인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장학사업 뿐만 아니라 환아 지원사업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 결과 하이트진로베트남의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한 59억1000만원 매출을 보였다.

롯데주류 역시 '처음처럼'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현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연평균 약 28%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약 300만병을 판매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학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20만동(한화 약 1만원) 정도의 가격경쟁력이 있어 조기에 시장 안착이 예상된다”며 “빠른 투자 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약 2~3년 뒤 의미있는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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