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각료이사회, DSRC 거부 공식 결정···5GAA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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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각료이사회(Council of the European Union)가 차량사물통신(V2X) 표준 기술로 근거리전용통신(DSRC, 웨이브) 채택 법안에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다. 〈본지 7월 9일자 2면 참조〉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자율주행 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5GAA는 기술 중립성 지원에 대한 확고한 신호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EU 각료이사회는 EU 집행위원회(EC)가 제안, 의회가 통과시킨 DSRC 도입 법안을 거부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앞서 열린 투표에서 28개 회원국 중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21개국이 EC 제안에 반대표를 던졌고 이를 최종 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21년 7월 이후 EU 모든 차량에 DSRC 근간 통신장비 탑재화를 의무화하려던 계획은 백지화됐다. 유럽 각국과 각 기업은 DSRC와 이동통신 기반 V2X(C-V2X) 등 모든 기술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5GAA는 성명을 내고 “EU각료이사회 결정을 지지한다”며 “교통 효율과 도로 안전을 증진시키는 모든 기술을 아울러 기술 중립성 원칙을 따르는 EU 체계를 지속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C-V2X 기술인 LTE-V2X는 완벽하게 표준화됐으며 세계 모든 지역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LTE-V2X는 2017년 3월 1차 표준화, 지난해 6월 2차 표준화(LTE-eV2X)가 완료됐고 지난해 말 자동차 제조사에 칩이 공급됐다.

5GAA는 “5GAA와 회원사는 유럽 모든 기관, 이해 관계자와 유럽의 미래 이동성을 위해 긍정적 대화를 통한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U 결정은 기술은 법률로 결정할 게 아니라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LTE-와이브로 사례처럼 기술간 경쟁하고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자율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적 갈등 없이 기업이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기술 중립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며 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5G-V2X와 DSRC는 상호 호환이 되지 않는다. 기술 혼재로 생태계 발전이 저해되고 시장 선점도 어려워질 수 있다. 시장에 의해 한 기술이 결정될 때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C-V2X와 DSRC를 둘러싼 논쟁에 앞서, 기술 중립이 국내 상황에 적합한지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유럽처럼 기술 중립적 결정을 내린다면 C-V2X 혹은 DSRC를 두고 대립할 필요가 없다”면서 “그러나 기술 중립이든 특정 기술이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던 1400억원 규모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통신기술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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