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나라가 1960년대가 지나가기 전에 달에 인간을 착륙시킨 뒤 지구로 무사히 귀환시키는 목표를 달성해야 함을 믿는다.”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1961년 의회 연설에서 역사적 발언을 내놓습니다.
그로부터 8년 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9년 7월 20일, 미국은 인류 최초로 유인 달 탐사에 성공합니다. 인간을 달에 내려놓은 아폴로 11호와 선장 닐 암스트롱은 인류사에 한 획을 그은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미국의 유인 달 탐사는 어떻게 이뤄졌을까요. 또 현재 인류의 달 탐사 계획은 어디까지 발전했을까요.
Q:인류 최초 유인 달 탐사 과정이 궁금합니다.
A:1969년 7월 16일 미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아폴로 11호가 달 탐사 여정을 시작합니다. 아폴로 11호의 모선은 '컬럼비아', 착륙선은 '이글'입니다. 여기엔 닐 암스트롱과 함께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가 탑승했습니다.
7월 19일, 아폴로 11호는 달 주회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궤도를 13바퀴 돌았을 때, 그들은 고요의 바다 상공에서 착륙지점을 확인했습니다. 무인 탐사기 레인저 8호, 서베이어 5호를 통한 조사 활동을 거쳐 사전에 착륙 지점으로 선정한 곳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평탄하기 때문에 착륙이 수월하고 선외 활동을 수행하기에도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7월 20일, 착륙선 이글이 사령선 콜럼비아에서 분리돼 달 표면에 착륙했습니다. 이글엔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탑승했습니다. 콜린스는 컬럼비아에 남아 상황을 살폈습니다.
이글이 착륙한지 6시간이 지난 7월 21일, 암스트롱이 달에 내렸습니다. 올드린은 20분 후에 내려왔고 이들은 2시간 30분간 달을 거닐며 21.5kg의 모래 등을 채집했습니다.
이들은 탐사 활동을 마치고 24일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이후 아폴로 계획은 1972년 12월 19일 아폴로 17호가 귀환 할 때까지 진행됩니다.
Q: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는 왜 기획됐고 어떻게 진행됐나요.
A: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구 소련은 냉전 체제의 중심이 됩니다. 미국은 소련을 강력한 라이벌로 보면서도 과학기술, 군사력 측면에서 자신이 앞서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957년 10월 4일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의 자신감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고 대륙을 넘어설 수 있는 로켓 기술을 먼저 보유했다는 사실은 곧 미국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공포와 위기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스푸트니크 충격에 이어 소련의 성과는 계속 이어집니다. 루나 2호가 1959년 9월 13일 달과 충돌하면서 달에 닿은 최초의 인공 물체로 남게 됩니다. 루나 3호가 1959년 10월 7일 최초로 달의 뒷면을 관측해 사진을 전송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루나 9호는 1966년 2월 3일 최초로 달 표면에 안착해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물론 이때까지 사람이 직접 달을 탐사하진 못했습니다.
경쟁국가인 소련의 성과를 지켜보기만 한 미국은 달 탐사 격차를 좁힐 강력한 '한 방'을 찾게 되고 그 결과 유인 달 착륙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Q:현재 인류의 달 탐사 프로젝트는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요
A:과거 미국과 소련이 경쟁을 통해 달 탐사를 주도했다면 지금은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형국입니다.
최근 세계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중국입니다. 올해 1월 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했는데 하나의 '사건'으로 꼽힙니다. 달 뒷면은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달은 지구 주변을 도는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27.3일로 같기 때문에 지구에선 달의 뒷면을 관찰할 수 없습니다. 달 뒷면에선 우주선이 지구로 전파를 보내기 어려워 통신이 불가능하고 지형도 험준해 사실상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받아들여졌습니다. 중국은 창어4호에 실은 월면차 위투2호를 이용해 달 뒷면 지질층과 구성성분, 수분함량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폴로 17호 발사 이후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지 않은 미국도 다시 달 탐사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올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우주인을 다시 달에 착륙시키는 계획을 애초 2028년에서 2024년으로 4년이나 단축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2024년까지 달 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우주 탐사 다크호스로 불리는 인도 행보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인도는 2008년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 발사하고 달 먼지에서 물 분자를 찾아냈습니다. 오는 9월 찬드라얀 2호를 발사해 미국, 옛 소련, 중국에 이어 세계 4번째로 달 착륙 국가에 이름을 올린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우주 탐사 원조 강국인 러시아도 2025년 이후 탐사선 '루나-28'를 발사해 달에서 생명체와 물의 흔적을 찾아 나섭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도서]
『달 탐험의 역사』 레니널드 터닐 지음, 이상원 옮김, 성우 펴냄
과학적 시각으로만 바라본 달 탐사를 폭넓은 시각으로 들여다 본 책이다. 달 탐사가 시작된 역사적 배경부터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미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과 미소 우주 경쟁의 주요 사건을 소개한다. 미소 양국이 우주공간의 군사적 잠재력을 주목하게 된 당시의 시대 분위기 속에서 달 탐사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파악할 수 있다.
『퍼스트맨』 제임스 R 핸슨 지음, 이선주 옮김, 덴스토리 펴냄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닐 암스트롱의 전기다. 영화로도 제작됐다. 암스트롱은 달 탐사 이후 언론 노출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의 인터뷰에도 거의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달 탐사의 숨겨진 이야기가 노출되지 않았다. 저자는 무려 3년 동안 암스트롱을 설득한 끝에 2002년 6월 암스트롱이 인정하는 유일한 전기 작가가 됐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