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지난해부터 해외 한류편승기업 단속을 실시해 약 13만건 제품을 압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한 불은 껐지만 우리 기업 산업재산권을 침해하는 현지기업 영업이 여전히 성행 중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대응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10일 특허청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현지 기관과 협력해 짝퉁 한류 제품 13만건 이상을 압류했다.
현지 기관이 압류한 물건은 대부분 생활용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을 비롯한 세정용품, 캐릭터 상품이 주를 이뤘다. 국내기업 저작권, 디자인권, 상표권, 실용실안 등 산업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이다.
가장 큰 단속 실적은 베트남에서 나왔다. 지난해 7월 베트남 시장관리국과 공조해 한류편승 기업 매장 단속을 실시한 결과, 57개 매장에서 5억동(약 2500만원) 규모 12만8600개 물건을 압수했다.
이들 매장은 베트남 경쟁관리국 행정처벌을 받았다. 베트남 당국은 중국계 기업인 무무소에만 1억동(약 500만원) 벌금을 부과했다. 이어 8월 태국 정부와 협력해 현지 무무소 매장을 일제 단속해 138개 품목 1309점을 압수했다.
한류편승 기업 본거지인 중국과 공조해 자정노력을 유도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2월 광저우 소재 시장감독관리국과 경제검사국에 3개 한류편승기업 관련 단속을 요청했다. 자국 기관 경고를 받은 해당 기업은 올해 5개 브랜드 23개 품목을 자진 철수하고 재고는 폐기, 추가 생산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한류편승기업은 한글, 태극기, 코리아(Korea) 등 한국 이미지를 내세우며 우리 기업 모방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를 총칭한다. 무무소가 대표기업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법인을 설립해 상표권을 등록 후 중국 법인과 위탁관계를 이용해 마치 한국기업인 것처럼 보이는 비즈니스 전략을 취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기업 산업재산권이 침해되는 일이 빈번하다.
한류편승 기업은 여전히 사업을 확장 중이다. 특허청은 올해 상반기 조사전문기관을 통해 한류편승 기업 해외진출 여부와 매장현황을 조사했다.
2019년 5월 기준 총 10개 업체가 세계 곳곳에서 149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선두주자격인 무무소는 344개 매장을 운영하며 사업 지역을 넓히고 있다.
한류편승기업에 의한 우리기업 산업재산권 침해가 계속되며 정부는 대응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특허청은 최근 우리나라 기업 산업재산권 침해 혐의가 있는 외국기업 권리보유 현황과 유통실태를 조사했다. 현지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현지 소비자에게 한류 편승기업 단속 결과를 알린다. 8개국에 설치된 15개 해외지식재산센터를 통해 단속기관을 안내하고 한국기업이 디자인권을 확보하도록 지원한다.
특허청 관계자는 “한류편승기업은 전형적인 지식재산권 침해가 아닌 새로운 유형의 피해다 보니 선례를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부정 경쟁과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한류편승기업이 활동하는 현지 정부와 협력해 단속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