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靑 간담회 불참한 이재용·신동빈…日 행보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일 청와대가 주최한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간담회에 불참하면서 일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 상당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두 기업 총수가 현지 정·재계와 국내 산업계 및 정부와 의견을 조율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당초 10일로 예정됐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9일경 귀국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사전에 청와대 또는 정부와 방일 일정을 협의했을 것으로 봤다. 선대부터 일본 정계, 재계, 산업계에 인적 네트워크를 닦아온 삼성을 통해 현지 상황을 한층 자세하게 파악하려는 의도다. 삼성전자 총수가 청와대 주최 간담회에 불참한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

일본 TV아사히 계열 ANN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1일까지 일본에서 재계 관계자 및 협력사 등과 접촉한다. 현지 대형은행과 반도체 관련 협력사를 만나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이번에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반도체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이른바 '화이트국가'를 거쳐 국내에 우회 수입하거나 대체재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국가는 일본이 특정국을 외국환관리법상 우대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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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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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회장은 지난 5일부터 일본 내 금융권, 투자자 협의를 이유로 현지 체류 중이다. 청와대 간담회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대신 참석했다. 신 회장은 롯데 계열사 경영 현안을 파악하는 한편 투자자와 만나 업무 협의를 진행하는 등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신 회장이 현지에서 한국과 일본 내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품목과 사업 연관성이 적지만,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을 간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이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일본통'인 신 회장도 정부와 사전에 교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롯데는 지난 2016년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당시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신 회장이 이번 사태의 영향을 놓고, 그룹 내부는 물론이고 일본 현지 분위기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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