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정훈 BMW 시니어디자이너 "적극적으로 글로벌 기업 두드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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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BMW 시니어디자이너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은 잊어버리세요. 영어 못하는 토종 디자이너였지만 포트폴리오 하나 믿고 해외 무대에 도전했습니다. 지금은 10년 가까이 해외에서 경력을 쌓고 있습니다.”

이정훈 BMW 디자인웍스 시니어디자이너는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부딪히라”고 강조했다.

이 디자이너는 BMW 선행 디자인 그룹인 BMW 디자인웍스 일원으로 독일 뮌헨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달 말 한국디자인진흥원이 개최한 국제융합디자인캠프에 튜터로 참여하기 위해 일주일간 국내에 머물렀다. 멘토로서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해외 근무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2009년 삼성전자에서 디자이너 경력을 시작한 이후 2011년부터 미국 티그(Teague), 독일 브라기(Bragi)를 거쳤다. 2016년부터 BMW 디자인웍스에서 근무했다. 주로 미래 콘셉트카 내부 디자인에 관여한다.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했을 때 느끼는 감정을 디자인한다. 스티어링휠, 좌석, 센터페시아 등 운전자 손이 닿는 거의 모든 부분은 그의 영역이다.

산업디자이너로서 국내 굴지 기업에서 경력을 쌓던 그는 2011년 말 미국으로 향했다. 낯선 환경에 말조차 잘 통하지 않는 환경이었다. 외국어 걱정은 떨칠 수 없었지만, 포트폴리오로 승부하면 승산이 있다고 믿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더 성장하겠다는 열망이 컸다.

그는 “국내파라 영어를 잘하지 못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포트폴리오를 들고 인터뷰했다”면서 “국내에서처럼 압박면접은 없었다. 준비한 포트폴리오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데 유창한 영어실력은 필요 없다. 내 생각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고 답했다.

해외 도전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이 디자이너는 “3~4년 정도 해외에서 생활하면 향수병으로 고비가 온다”면서 “1년간 국내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며 머리를 식혔다. 지금은 해외생활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했던 대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했다. 디자인 회사 소속 혹은 개인 프리랜서 자격으로 LG전자, 화웨이, 인텔, 하이얼, 보잉, 코니카 미놀타와 일했다. 평소 사물을 보고 '왜 이렇게 생겼을까' '왜 이렇게 생겨야 했을까' 자문하면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틈틈이 구상하고 연구한 결과다.

후배 디자이너들에게는 망설이지 말고 글로벌 기업에 도전할 것을 권했다.

이 디자이너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가 굉장히 많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디자이너 소질과 기술이 인정받기 때문”이라면서 “누군가와 일하고 싶다면 연락을 기다리지 말라. 자신의 생각과 방향을 당당하게 제안하라”고 당부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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