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제동 걸린 국회...상임위 가동했지만 '삐그덕', 카풀·택시월급제 등 시급법안도 무산

국회가 25일 선별적으로 상임위원회를 가동했으나 '카풀' '택시 월급제' 등의 시급 법안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문 추인을 거부한 자유한국당은 일부 상임위에만 제한적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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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5일 여당 주도로 전체회의와 소위를 개회했다.

오전에 열린 국토위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부터 삐거덕댔다. 국토위는 이날 카풀(승차공유) 운행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택시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월급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36건 법률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한국당 소속 의원은 회의장에는 모습을 나타냈으나 불참의사를 전한 뒤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 의원 등은 모두 참석해 개회 요건을 갖췄으나 법안심사는 연기됐다.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도 진통을 겪었다.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 공언처럼 행안위에는 참여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및 국가안보 및 안전에 관련한 임시국회 일정에는 '선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했다.

여야는 시작부터 대치했다. 한국당이 법안소위원장 임기를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당은 후반기 원구성 당시 법안소위원장 임기를 1년으로 정했다며 위원장 교체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당시 원내수석부대표에게 관련 업무를 위임했으므로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고 맞섰다.

과방위 전체회의는 한국당 없이 진행됐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은 참여했으나,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관부처 업무보고만 마친 후 산회했다.

상임위 진행과는 별개로 과방위 민주당 의원 전원과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황창규 KT 회장을 청문회 위증 등의 혐의로 이날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북한 어선 귀순 사건, 대북 식량지원 등을 논의한 외통위 전체회의에는 한국당 포함 여야 의원이 모두 참여했다. 한국당은 북한 어선을 폐기한 것으로 잘못 브리핑한 통일부를 집중 공격했다.

강석호 한국당 의원은 “목선을 왜 폐기를 하려고, 또 폐기가 안 된 것을 선장 동의를 받아 폐기했다고 한 이 자체가 틀린 것 아니냐”며 “통일부가 무슨 권한으로 선장의 동의하에 브리핑을 하느냐”고 따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매뉴얼에 따르면 선박이 사용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선장의 동의하에 폐기되는 것이 일반적인 매뉴얼”이라고 답변했다. 의원들의 질책이 계속되자, “매뉴얼에 따라 했는데 정확하게 확인해 보지 못하고 그런(목선 폐기) 뉘앙스를 풍긴 것은 저희들도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매뉴얼 보완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통일부를 지원사격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통일부 목선 폐기 브리핑 경위를 두고 “취지가 잘못 보도된 것으로 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대북 쌀 지원 등을 두고선 일부 우려를 의식한 듯, 정확한 브리핑과 사후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가장 보수적인 분, 중립적인 분들이 걱정하는 것은 과연 이것(쌀)이 군사적으로 적용되지 않을까, 배고픈 아이들과 임산부들 취약계층의 북한 동포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것이냐 하는 의구심”이라며 국제기구를 통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주문했다.

한편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별도 회동 없이 6월 임시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민주당은 새로운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전날 합의한 의사일정으로 임시국회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시간이 지나면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거라는 착각은 꿈도 꾸지 마시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당은 선별적 의사일정 참여와 함께 재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당 의원 의견, 그것이 바로 국민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민주당이)좀더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재 역할을 자처했던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어렵사리 한 합의문을 뒤집은 모든 책임은 한국당에 있다”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우리당은 (의사일정에) 계속 참여하고 국회는 국회대로 가능한 범위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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