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게임은 성장률이 가장 높은 산업 중 하나다. 프랑스 게임산업협회(S.E.L.L)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게임산업 규모는 약 49억유로(6조5000억원)로 2017년에 비해 15% 성장했다.
프랑스는 콘솔게임이 전체 약 59%를 차지하고 PC게임이 26%, 모바일게임이 19%를 점유하는 유럽 게임시장의 전형이다.
프랑스는 2000년대 초반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특별한 계획을 세웠다. 정부 산하에 특별조사위원회를 두고 산업에 필요한 지원 정책을 실현하고 투자를 집행했다.
엠마누엘 마르탕 S.E.L.L 상임대표는 “게임산업을 위한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 정부는 영화, 공연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시작된 세액공제를 10년 전부터 게임까지 확장했다. 게임을 문화·예술의 한 부분으로 인정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국적과 상관없이 프랑스에 위치한 회사가 프랑스 역사나 문화를 소재로 한 게임을 개발하면 프로덕션 비용 중 약 3분의 1을 정부가 세액공제(크레딧 앙뽀, Cr〃dit d'imp〃t)로 지원한다.
제작비용이 10만유로(1억원) 이상 드는 게임이 대상이다. 글로벌 프로젝트로 성장할 수 있는 프랑스 소재 게임을 정부가 적극 장려하는 셈이다. 세액공제에 해당하지 않는 소규모 프로젝트는 별도로 지원한다.
마르탕 대표는 “결과적으로 지원 대상인 게임사는 전체 제작비용 약 30%를 정부에서 받는다”고 말했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유비소프트가 만든 유명 비디오게임 '어쌔신크리드' 일부 에피소드가 2016년부터 크레딧 앙뽀 지원을 받았다. 어쌔신크리드는 최근 화재가 일어난 노트르담 대성당 등 프랑스 문화유적을 실측 사이즈 토대로 게임 안에 구현한 것으로 주목받았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프랑스 게임인구는 2000년대 중반부터 크게 늘었다. S.E.L.L 에 따르면 2005년 21세이던 프랑스 비디오게임 인구 평균 연령이 39세로 늘어났다. 2005년 29%에 불과하던 비디오게임 인구는 2018년 74%까지 늘어났다. 비디오게임 인구 중 47%는 여성이 차지한다.
모바일게임 역시 급성장했다. 프랑스 모바일게임 산업은 2018년 9억4600만 유로 매출을 기록하며 2017년에 비해 22% 성장했다. 프랑스 게이머 중 59%가 스마트폰에서 게임을 즐긴다.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인기 게임은 반다이남코, 슈퍼셀, 킹 등 주로 프랑스 해외게임이지만 프랑스 내에서도 소규모 스타트업이 생기는 등 활성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마르탕 대표는 “정책 지원 등이 이뤄지며 글로벌 대형 모바일 게임사들이 프랑스 내에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는 게임문화가 전 연령층으로 확산하며 자율등급제도를 구체화했다. 유럽연합(EU)이 운영하는 PEGI(범 유럽게임정보) 시스템을 2015년 도입해 현지화했다.
프랑스 PEGI 시스템은 3세 ,7세 ,12세, 16세, 18세으로 콘텐츠를 구분한다. 전체, 12세, 15세, 청소년 이용불가로 구분하는 우리나라보다 더 세분화했다.
콘텐츠 자유도는 우리나라보다 높다. 전체이용가인 3세에서도 허구적 캐릭터, 코믹 요소가 있는 폭력을 허용한다. 성인 등급인 18세 이상 콘텐츠는 총기, 약물, 성행위 표현이 명시적이어도 괜찮다. S.E.L.L에 따르면 2018년 기준 3세 등급게임이 전체 33%, 18세 등급 게임이 28%를 차지했다. 전체 이용가이거나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이 60%를 차지하는 것이다.
2002년 게임산업재건정책 초안 작성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로맹 푸아로레이그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2017년 △공공투자를 통한 게임 시장에 새로운 인력 유입 필요 △정책 및 교육기관을 통한 지원정책 강화 필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전환 캠페인 필요 △브렉시트에 대비 및 혁신·창의적 게임기업 유치를 주문했다.
<표> 프랑스 게임산업 구성, 2018년, 출처: S.E.L.L
<표> 프랑스 정기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인구 구성, 출처: S.E.L.L
<표> 프랑스 국민은 얼마나 게임을 할까? 출처: S.E.L.L
파리=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