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靑 경제투톱 '깜짝 인사' 단행 배경은…경제분야 '전면쇄신'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경제수석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각각 임명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집권 3년 차를 맞아 경제 컨트롤타워를 교체함에 따라 경제분야 '전면쇄신'를 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간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에도 다소 밀려나 있던 '공정 경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로도 평가된다.

김수현 정책실장은 초대 정책실장을 맡은 장하성 전 실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지 7개월 만에 전격 교체됐다. 윤종원 경제수석 역시 1년 만의 교체다. 때문에 사실상 경질성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고용·경제지표 등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야권을 중심으로 '경제폭망'이라는 질타를 받아왔다.

청와대는 이번 인선을 계기로 엄중한 경제상황 속에서 더욱 추진력있고 안정적인 경재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경제 활력 증진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한 정부의 쇄신 노력이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경제정책 투톱인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은 각각 장관급, 차관급으로, 내각의 경제부총리와 호흡을 맞추며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신임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김 위원장은 '재벌 저격수'로 불린 진보적 경제학자다. 김대중정부 시절 노사정위원회와 재정경제원 위원을 거쳤고,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며 재벌개혁에 앞장섰다. 2000년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비판하면서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대선 때는 문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합류해 재벌개혁 정책을 논의하며 포괄적 경제 정책인 '제이노믹스'를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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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신임 정책실장

2017년 6월 공정위원장으로 취임 후 김 실장은 '갑을문제' '재벌개혁'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가맹·유통·하도급·대리점 등 이른바 '4대 갑을문제'에서 종합대책을 마련·추진했고, 위법 기업 제재를 강화했다. 재벌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대기업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해소되고, 소유·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다만 역점 추진했던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은 국회에 수개월째 계류돼 진전이 없어 아쉽다는 평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 실장은 학계·시민단체·정부 등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경제 분야뿐 아니라 사회·복지·교육 등 다방면의 정책에도 정통한 전문가로서,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시대적 소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임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이 차관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 국장, 경제정책국 국장을 차례로 역임한 정통관료 출신이다. 특히 이 수석은 불과 6개월 전 기재부 1차관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기재부 내에서도 '초고속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기재부에서 소위 엘리트코스를 밟아왔고 내부 신망도 두터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인사라는 분석도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고 대변인은 “이 수석은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핵심 경제정책의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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