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023년까지 수소에너지·시스템반도체·자율주행차·바이오헬스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국제표준을 300종 이상 제안해 전체 20%를 선점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국제표준화기구 의장단을 60명으로 확대해 미국·독일·일본에 이어 세계 네번째 국제표준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국제표준화 선점 전략(300·60 프로젝트)'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전기·자동차 △수소에너지 △지능형로봇 △스마트제조 △바이오·헬스 △드론 △스마트시티·홈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팜 등을 10대 혁신산업으로 선정하고, 2023년까지 관련 분야에서 국제표준 300건을 제안하기로 했다. 이 기간 중 총 1500여건 국제표준이 제안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 중 20%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제표준화기구(ISO)·국제전기표준회의(IEC)·세계전기통신연합(ITU) 등 세계 3대 국제표준화기구 의장단을 현재 41명에서 6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상훈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 표준정책국장은 “300·60 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표준 기술력향상사업 및 연구개발(R&D) 사업을 활용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의장단 진출이 늘면 국제표준 선점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국제표준화 선점 성공 이행을 위해 범부처 표준화 총괄지원 거버넌스를 새롭게 구축하고 시험인증 기반을 마련해 산업정책과 표준 연계를 강화한다. 또 정부 R&D에 표준화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5세대(G) 이동통신·데이터·상호운용성 등 심층기반 표준을 개발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4차 산업혁명 표준화에 기업 참여가 저조하다는 것은 풀어야할 숙제다. 우리나라 국제표준화 활동은 학계·연구기관 전문가가 75%를 차지하는 반면, 기업은 9% 수준이다.
산업부는 국내 기업이 국제표준 선점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최고경영자 관심이 적다는 점을 고려, 2023년까지 기업 임원대상 표준고위과정 수료자 500명을 배출하기로 했다. 또 고려대·중앙대·부산대 등에서 표준 석·박사급 고급인력도 100명 이상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이 개발한 우수 기술 표준화를 돕는 '표준화 지원 매치업 사업'으로 2023년까지 300개 업체를 지원한다. 1개 표준화 제안에 2년 간 약 2억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 정부 재원을 투입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산업표준이라는 등대를 따라 항해하는 종전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 주도 국제표준이라는 등대를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