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된 신규 무역기술장벽(TBT)이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절반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에콰도르, 케냐, 우간다 등 아프리카 신흥국을 중심으로 신규 TBT가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TBT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 기업도 TBT를 포함한 비관세장벽에 대해 선제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WTO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올해 세계 TBT 신규 통보건수는 1120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신규 통보된 TBT 2085건의 절반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전에 신규 통보된 TBT에 내용이 일부 수정된 TBT 통보 건까지 합하면 1655건으로 지난해 전체 TBT 통보 건 3065건의 절반을 넘어섰다. 세계 TBT 통보는 지난해 신규 TBT와 전체 TBT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같은 추세면 지난해 TBT 통보 기록을 올해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신규 TBT 통보가 늘어난 데에는 아프리카 신흥국에서 TBT 통보가 늘어난 경향이 크다. 신규 통보 건수는 에콰도르(132건), 케냐(116건), 쿠웨이트(80건), 우간다(80건) 등 신흥국 위주로 신규 통보건수가 늘어났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는 올해 TBT 통보건의 36.5%를 차지, 뒤를 이은 남아메리카(18.8%)와 중동(13.7%) 보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중에서는 가장 많은 TBT를 통보해오고 있다. 올해 신규 TBT를 59건 통보해 122건을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다.
TBT는 국가 간 교역에 필요한 규정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비관세장벽의 일종이다. 국제표준과 일치하지 않는 독자 표준과 수입 제품 차별 대우, 적합성 평가 절차에 따른 중복 관세 부과 등이 TBT 대표 예다.
정부는 각 국에서 통보하지 않은 TBT를 포함한 비관세장벽이 지속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우리 기업도 선제적으로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기술 규제는 과거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 주로 적용했지만 최근에는 신흥국에서도 기술 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며 “TBT를 포함한 비관세장벽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이 비관세장벽 동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세계 무역기술장벽(TBT) 통보 현황(단위:건수)]
자료: 세계무역기구(WTO)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