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이달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OSP)과 융합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정책과 과제 기획을 합쳐 정책 제언 기능을 강화하고 R&D 싱크탱크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이 신규 기획 사업으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책·과제 기획 기능을 자연스럽게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정부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KEIT는 이번 달 말에 조직·인사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OSP 등과 관련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조직·인사 개편안은 7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KEIT는 이번 조직·인사 개편을 통해 R&D 기획 기능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정책을 기획하는 OSP 투자관리자(MD)와 세부 과제를 기획하는 KEIT 프로그램관리자(PD) 업무 연계를 강화한다. MD를 PD 총괄자로 두고 정책 기획 단계부터 MD와 PD가 협업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D와 PD가 서울에서 같은 공유사무실을 쓰면서 일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관련 기관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MD가 PD를 총괄하는 구조의 개편안이 담길 것”이라면서 “MD와 PD 업무를 융합해 정책 제언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MD 3명과 산업기술 PD 21명이 같이 일하는 구조로 조직 개편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OSP는 12일 이규택 와이젠스쿨 이사회 의장을 신산업 MD로 채용했다. 오는 11월까지 주력·에너지·신산업 분야를 맡은 3인 MD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KEIT도 오는 8월까지 신규 PD 채용을 끝내고, 산업기술 PD 21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KEIT의 조직 개편은 신규 산업기술 R&D 과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정책·과제 기획 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관련 기관 다른 관계자는 “최근 대형 R&D 과제가 내년을 기점으로 일몰되면서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신규 R&D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정책·과제 기획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EIT 조직 개편은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연구관리 전문기관 효율화 방안과도 연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17년 부처마다 다수 연구 전문기관이 있어 R&D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1부처 1전문기관 기능정비 원칙' 등을 담은 연구관리 전문기관 효율화 방안을 내놓았다. 산업부는 R&D 관리기능을 KEIT로 일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정양호 KEIT 원장도 취임사에서 “KEIT는 R&D 과제관리자 역할을 넘어 '컨설턴트' 또는 '과제수행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KEIT의 정책·과제 기획 기능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정책을 기획하는 MD와 세부 과제를 시행하는 PD의 업무 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관련 기관 또 다른 관계자는 “큰 틀 정책을 설계하는 MD와 세부 과제를 기획하고 예산도 따는 PD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며 “MD와 PD 간 업무 결합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