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도전과 혁신이 충만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키아 실패를 스타트업 활성화 계기로 바꾸고,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청년·기술창업 중심의 혁신국가로 탈바꿈한 핀란드의 성공사례를 양국간 새 경제발전 모델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19 한-핀란드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해 스타트업을 격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협력이 혁신을 통해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며 스타트업과 관련한 경제협력으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협력 △5G,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 협력'과 고령사회 적응을 위한 '헬스케어 협력' 강화 등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핀란드에서 배우고, 핀란드와 함께 '혁신'과 '포용'을 이루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 대통령과 함께 양국 대학생 80여명이 참여하는 해커톤 대회에도 참석, 이들의 기업가정신을 응원했다.
핀란드 창업생태계는 학생이 중심이 돼 운영하는 기관 역할이 두드러진다.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슬러시'를 운영하는 알토이에스는 알토대 학생이 기관 설립부터 운영까지 주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한국도 대학과 청년의 벤처붐 주도가 과거 외환위기 극복의 원동력이었다”면서 “지금도 청년 스타트업이 중심이 돼 제2벤처 붐 확산 등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해커톤 미션으로 양국 공동 관심사인 '친환경 미래형 도시(Green city)'를 직접 제시했다.
해커톤은 해커(hacker)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마라톤을 하듯 긴 시간동안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개선방안을 내놓는 대회다.
핀란드는 헬싱키 외곽의 버려진 항구였던 '칼라사타마' 지역을 자율주행, 스마트그리드 등 신기술 집약 스마트시티로 개발 중이다.
한국과 핀란드 대학생이 무박 2일 동안 아이디어 사업화 경쟁을 펼친다.
한국 측은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야놀자 이수진 대표, 직방의 안성우 대표, 핀란드에선 액셀러레이터 등 20여명 전문가가 멘토로 참여한다.
이번 순방은 스타트업이 주도하고 대기업과 정부가 참여, 지원하는 '개방형 혁신'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양국 정상이 참여하는 한-핀 스타트업 서밋을 양국 민간기관(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한상의-핀란드알토이에스, 핀란드상공회의소)이 주최하고 다양한 창업생태계 관계자가 참여했다.
그간 정상외교는 비즈니스 상담회나 포럼 위주로 이뤄졌다. 학생, 스타트업, 대기업까지 참여하는 네트워크와 교류의 장으로 만든 것이 이색적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스타트업이 처음으로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대통령 순방을 동행했다는 점 자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라며 “중기부와 중소기업·스타트업이 함께 세계 스타트업 각축장에서 실질적 성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창업·중소기업 지원기관인 KOTRA, 창업진흥원, 한국벤처투자 간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스타트업의 지속적 해외진출과 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