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북유럽에 한국 스타트업 유럽 진출 거점이 마련된다. '창업 천국' 핀란드에 공유 오피스형 공간을 조성해 현지 스타트업, 투자자와 소통·교류의 장으로 만든다. 두 나라 대기업과는 개방형 혁신도 촉진한다.
핀란드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스타트업·혁신 분야 협력 등을 포함한 양해각서(MOU) 12건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니니스퇴 대통령과 △양국 관계 발전 △글로벌 협력 △포용 성장 △한반도 및 유럽 안보 등 지역 정세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단독회담에서 양국이 1973년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래 다방면에서 협력을 전개한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수임하는 핀란드의 지지와 성원을 요청했다.
두 정상은 이어진 확대회담에서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교류 협력과 4차 산업혁명 대응, 방산, 에너지, 보건 등 새로운 분야로 양국 협력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제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 간 ICT 인력 교류도 활성화한다. 핀란드의 해외 인재 유치 정책인 '탤런트 부스트' 등을 활용한다. 탤런트 부스트는 소프트웨어(SW), 게임, AI 분야 해외 인재의 핀란드 유학·취업·창업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양국은 내년 핀란드에 '코리아 스타트업 센터(KSC)'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두 나라 간 스타트업 교류·협력을 강화한다. 우리 정부는 노키아의 위기를 스타트업 활성화 기회로 바꾼 핀란드에 거점 센터를 설립, 현지 우수 창업 인력과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KSC는 핀란드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다음 국빈 방문국의 하나인 스웨덴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스웨덴은 유니콘 기업을 9개나 배출한 스타트업 강국이다. 스타트업과 사회적 기업이 결합된 소셜벤처가 발달한 국가다.
북유럽 순방에 동행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KSC는 국내 스타트업의 유럽 및 세계 진출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KSC를 확대해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세계를 무대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핀란드는 혁신으로 미래를 열었고, 여러 차례 경제위기를 겪었지만 뛰어난 창의력,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앞서가는 혁신국가가 됐다”며 “한국도 혁신적 포용국가를 향해 가고 있다. 앞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좋은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