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은 2020년,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모든 핀테크를 잇는 글로벌 페이먼트 허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바로 글로벌 로열 네트워크(GLN) 세계화입니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올해 GLN 상용화 국가를 6개국으로 확대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금융 플랫폼으로 거래하는 시대를 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GLN은 모바일 간편결제 및 전자지갑 업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 플랫폼이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현지업체가 제공하는 포인트나 마일리지, 쿠폰, 바우처 등을 불편 없이 활용할 수 있다. 하나멤버스를 이용하는 KEB하나은행과 하나카드 고객이 해외 방문 시 별도로 환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한 부행장은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전자 등기부등본 등 디지털 자산이 다양함에도 확장성과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GLN을 출범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티머니만 해도 국내에서 대중교통이나 편의점, 일부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충전된 금액을 인출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기회를 찾았다.
이미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하나멤버스를 글로벌로 확대, 한국에 '금융 결제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2017년 사업에 착수한 이후 국내에 전담법인 'GLN 인터내셔널'까지 설립했다. 4월 대만에서 서비스를 상용화한 데 이어 지난달 말 태국에서도 파일럿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부행장은 “수년 전 하나은행은 모바일간편결제 시장이 개화하면서 전자지갑 서비스를 운영하는 전 세계 기업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이를 확장해 해외에서 모바일로 자유롭게 송금과 결제, 자금 인출이 가능한 통용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태국에서는 QR코드를 빈번히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 결제 기능 사용 시 QR 리더기가 뜨게끔 했다. 태국에서만 백화점과 야시장, 지하철 등 300만개 가맹점을 확보했다.
연내 대상 지역도 넓힌다. 3분기 일본, 베트남에 이어 4분기 홍콩, 싱가포르에서도 서비스를 선보인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도 출시하며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강화한다.
한 부행장은 은행권 최고경영자(CEO)에게 전통을 고수할지, 변화를 추구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하나은행은 변화를 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간 수조원을 투자하는 시중은행이 100억원을 투자하는 핀테크 기업에 뒤처질 수 있다. 시중은행은 기존 시스템에 이를 투자하지만, 핀테크 기업은 오롯이 미래에만 그 비용을 쓰기 때문”이라며 “대기업의 전통적인 구조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셀 조직 형태의 '애자일' 도입과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등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혁신의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컬래버, 글로벌 이 세 가지가 될 것”이라며 “포화된 국내 금융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이제 금융도 디지털을 무기로 해외를 무대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