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우리나라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주요 20개국(G20) 상품 교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1분기 수출은 1386억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7.1% 감소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브라질 수출이 6.4% 감소했다. 그 뒤를 이어 러시아(-4.4%), 인도네시아(-4.3%), 일본(-2.3%) 등이었다. 미국의 경우 오히려 수출이 0.7% 늘었다. 중국도 3.9% 증가했다. G20 전체로 보면 1분기 수출액은 3조7126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국내 수출은 1년 전보다 9.4% 감소했다. 수출 감소는 지난해 12월부터 반 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종전보다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한경연은 하향 조정 이유로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는 가운데 투자 둔화 폭이 확대되고 소비까지 회복 흐름을 멈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 증가율을 1.4%로, 기존 전망치(2.9%)의 절반 이하로 낮춰 잡았다.
수출이 불안하다는 경고등이 연이어 켜진 것이다. 이미 반도체 시황 악화로 타격을 받은 이 후 미-중 무역 갈등, 경기 침체 등에 따라 올해 안에 좀처럼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줄을 잇고 있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성장률을 떠받치는 세 요소 가운데 수출이 핵심이다. 투자와 소비도 수출 추이에 따라 등락이 불가피하다. 그만큼 소규모 개방 경제인 우리 입장에서는 수출에 실린 비중이 크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는 사실은 눈여겨봐야 한다. 심지어 분쟁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조차도 수출이 늘었다. 그만큼 대외 의존도, 그 가운데에서도 미국과 중국 비중이 큰 경제 구조라는 이야기다. 미-중 무역전쟁을 남의 집 불구경 하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와 직결된 문제라는 인식에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무역 분쟁은 장기화 공산이 크다. 자칫 시간을 놓치면 더 큰 피해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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