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 국가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업이 늘어난다.
항만SW 업체 싸이버로지텍은 연 매출 1700억원 가운데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싸이버로지텍은 2010년 베트남에 서비스 운영과 SW테스팅을 위한 해외개발센터(ODC)를 설립했다. SW 핵심 기술은 한국 연구개발(R&D)센터에서 한다. 베트남 ODC 센터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일본, 중국, 미주지역 등 글로벌 고객에 서비스를 지원한다. 싸이버로지텍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100억원 규모 단일 사업을 수주하는 등 해외 사업이 점차 확장세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베트남 ODC 규모도 300여명까지 증가했다. 싸이버로지텍 관계자는 “베트남은 한국과 시차가 적을 뿐 아니라 미주 지역까지도 지원 가능한 지역”이라면서 “한국에서 대응하지 못하는 실시간 서비스와 고객 응대가 가능해 베트남 현지 인력을 계속 충원했다”고 말했다.
실시간 데이터 시각화 기업 엔쓰리엔(N3N)은 베트남 현지 파트너사와 손잡고 20명 규모 R&D 센터를 설립했다. 20여명 인력은 모두 베트남 현지 인력으로 채용했다. N3N은 최근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하면서 해외 맞춤형 개발과 지원이 화두다. 베트남 R&D 센터는 제품 글로벌화 지원을 도맡는다.
웹케시는 캄보디아에 국내 8개 SW기업과 함께 코사인을 설립했다. 코사인은 한국 기업 SW 아웃소싱을 담당한다. 코사인에 근무하는 캄보디아 현지 직원은 웹케시 그룹 주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단순 테스트뿐 아니라 주요 앱 개발에도 참여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이 핵심 설계를 담당하고 캄보디아가 주요 기능을 구현하는 등 업무 분업화가 이뤄져 서비스 개발·지원과 출시 일정도 앞당긴다.
그동안 국내 SW기업 아웃소싱 대부분이 인도에서 이뤄졌다. 인도는 세계 최대 SW개발 아웃소싱 국가이자 영어 등 언어 지원이 가능해 인기가 많았다. 최근 인도뿐 아니라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국가로 아웃소싱 고용과 지원 조직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이 지역 개발자 임금은 저렴하면서 실력은 인도나 국내 개발자 못지 않다고 평가받는다.
해외 SW 아웃소싱 업체 대표는 “베트남 개발자 초봉이 인도에 비해 최대 절반가량 저렴하고 국내보다는 3분의 1 수준”이라면서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이나 중견 SW 기업은 인도를 택하지만 이에 비해 인건비를 더 줄이려는 기업은 동남아 지역을 택한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가 핵심 지원을 담당한다면 동남아는 서브 지원을 맡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면서 “동남아 시장이 성장하면서 현지 영업뿐 아니라 개발자를 주축으로 한 엔지니어 조직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에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SW 업체 대표는 “베트남 현지 채용을 위해 호찌민, 하노이 공대 출신 학생을 만나보니 국내 주요 공대 학생만큼 실력이 뛰어났다”면서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국가 학생 대부분 영어, 중국어 등 주요 언어도 자연스럽게 구사해 동남아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