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렌털'의 시대다. 시대가 바뀌면서 문화가 바뀌고, 물품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소유'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사용'과 '경험'에 무게를 두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굳이 제품을 구매해서 소유하지 않아도, 빌려서 얼마든지 효용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렌털 수요가 늘면서 렌털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어나고, 렌탈 품목도 계속 늘고 있다.
과거 대표적인 렌털 품목은 정수기, 비데 등이었다. 이후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안마의자, 식기세척기 등으로 렌털 품목이 확대됐다. 최근에는 새로 등장하는 가전들이 주요 렌털 품목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것이 건조기, 의류관리기, 전기레인지 등이다. 또 LED 마스크 같은 미용가전도 인기 있는 렌털 품목이 됐다.
렌털 시장이 커지는 것은 가전업계에도 희소식이다. 포화된 가전시장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어서다.
가전제품이 프리미엄화 되면서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 하지만 빌려쓰면 매달 렌털료를 내면 되기 때문에 초기 구매 부담이 줄어든다. 또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제품을 관리하고, 소모품을 채워주기 때문에 직접 관리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렌털 문화 확산은 비단 가전업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동차 타이어, 가구 등도 빌려쓰는 시대가 됐다.
사용을 중시하는 렌털 트렌드는 '구독경제'로 진화했다. 구독경제란 구독(Subscription)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회원가입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일정 금액을 내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송받거나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 구독 서비스의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자동차를 계속 바꾸면서 이용할 수 있다. 렌털이나 리스 서비스보다 더욱 사용성을 높인 서비스다. 소비자는 다양한 차를 바꿔가면서 이용할 수 있다.
구독경제 품목은 고가인 자동차와 보석부터 생필품, 콘텐츠 등 무형의 서비스까지 무한 확장 중이다. 셔츠 같은 의류나 커피와 술 같은 기호품도 구독경제 품목 중 하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렌털과 구독경제 트렌드는 '밀레니얼 세대' 부상과 함께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적인 특징이 복잡하고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고, 소유보다 경험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