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밀유출을 공익제보로 두둔, 깊은 유감…상식에 기초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간의 통화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권리라거나 공익재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을 누설한 사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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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여민1관 3층 영상회의실에서 주재한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1관 3층 영상회의실에서 주재한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의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을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요청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당리당락을 국익과 국가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여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한 국민 사과도 함께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새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완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각 부처와 공직자들도 공지자세를 새롭게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2019 을지태극연습' 사흘째에 진행됐다.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는 지진과 고속철도 탈선, 댐 붕괴 등 대규모 재난 대비가 중심이 된 제1부 국가위기대응연습 기간이었다. 국지도발 등에 대비한 제2부 전시대비연습은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훈련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을지태극연습은 지난해 한미연합군사연습 취소 방침에 따라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FG)을 유예하면서 생겨났다”며 “UFG 중 정부연습으로 불리는 '을지연습'에 우리 군 단독연습인 '태극연습'을 통합해 만들어졌으며 대규모 재난과 테러 등 범국가적 위기상황을 포괄적으로 대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전시대비 역량강화는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국가의 임무”라며 “이번 전시대비 연습은 공격이 목적이 아니라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방어 목적이며 특히 한국군 단독훈련이므로 우리 국방을 우리 힘으로 지키는 자주적 태세를 확고히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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