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장애 질병 낙인에...정부와 정신의학계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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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장애가 질병으로 분류됨에 따라 게임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정부·지자체와 공중보건 정당성을 강조했던 정신의학계도 후속 행동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27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게임장애가 질병이 되며 게임산업 정책 운신 폭에 변화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행위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을 육성한다는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다. 게임과 게임장애는 전혀 다르지만 '게임중독'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대중이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경향도 겹쳤다.

당장 문화체육관광부가 상반기 내 추진할 성인 PC게임 결제 한도 폐지부터 도마에 오른다. 계획안대로 진행해도 행위 중독 유발 물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비난에 부딪힐 수 있다. 사행성 이슈와 연결되는 확률형 아이템, 고포류 보드게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더욱 부담스럽다.

문체부는 목적성이 확실한 보건복지부 협의체에 참가하지 않고 게임장애 국내 도입 반대 의견을 계속 개진할 방침이다.

지자체는 게임산업을 중심으로 세워놓은 성장 보폭에 영향을 받는다. 경기도는 게임 산업육성·진흥 기본 골격은 변함없지만 협의와 검토를 거쳐 의견을 다시 모을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지사를 비롯해 게임산업 육성에 적극 의지가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도 의지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여러 기관과 협의를 거쳐 검토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250개 게임기업에서 2만여명이 근무하며 국내 게임시장 매출 절반인 5조2000억원을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게임산업 집결지다. 도는 게임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2년까지 53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300석 규모 e스포츠 전용경기장을 건립해 각종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선수 육성을 위해 유망주와 연관 산업 종사자를 위한 재취업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수도권 유일 종합게임행사인 '플레이엑스포' 외연확대도 추진할 방침이었으나 게임 자체가 질병 혹은 중독물질로 각인돼 지역 사회 반대 여론에 직면할 위험에 놓였다. 경기도에는 학구열이 높은 도시가 여럿 분포돼 있다.

대한민국 최대 게임쇼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 역시 암초를 만났다. 부산시는 중앙정부와 논의를 통해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한다.

당초 부산은 전통산업 불황 속에서 게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집중 육성할 계획이었다. 센텀1지구 게임산업 융·복합타운을 건립하고 e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상설경기장 조성에 2022년까지 사업비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었다. 이외에도 대전, 광주, 경상북도, 강원도 등이 e스포츠를 통한 게임문화 산업 발전에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었으나 여론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정신의학계에서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게임중독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의료기관과 인력, 자원이 풍족하지 않아 치료 인프라 정비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알코올을 중점으로 대응하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국 50곳이 운영 중이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약 190명 정도만 인터넷·게임 중독 상담자로 관리받고 있다. 센터 한 곳이 연간 관리하는 상담자가 평균 4명이 채 안 되는 셈이다. 때문에 많은 실제 치료 데이터를 구축하지 못했다. 자의적 의료화를 벗어나기 위해서 치료 프로세스를 표준화시킬 과제도 안았다. 이는 상당한 연구와 시간을 요구한다.

익명을 요구한 정신과 의사는 “뇌과학적 기전, 질병 자연사적 경로, 공중보건학적 폐해가 모두 증명돼 보건측면에서 돌봐야 할 명백한 질병”이라면서도 “치료 방법은 공존질환 치료방식, 심리상담 치료를 그대로 끌어온 것이 많아 협의, 연구할 게 많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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