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지난달 7000억원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대폭 늘어 구직급여 지급액도 커졌지만, 고용 사정 개선이 더디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9년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7382억원으로, 작년 동월(5452억원)보다 35.4% 증가했다. 지급액 규모가 가장 컸던 3월 6397억원보다 985억원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 기록을 두 달 연속 갈아치웠다. 월별 구직급여 지급액이 7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급자는 52만명으로 작년 동월(45만5000명)보다 14.2% 증가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7000명으로 작년 동월(9만명)보다 7.6% 늘었다.
고용부는 구직급여 지급액과 수급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고용보험 가입자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경기 둔화와 사회복지서비스 등 시장 수요 및 규모 확대로 활발해진 이직 활동도 영향을 줬다.
건설업 구직급여 지급자는 지난달 6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4만7000명) 대비 32.7%나 급증했다. 실제 건설기성액(불변)은 2017년 1분기 26조7575억원, 지난해 1분기 26조9790억원 등이었으나 올해 1분기엔 24조7418억원까지 줄었다.
사회복지서비스와 정보통신산업은 시장수요와 규모가 확대되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의 입직과 이직이 활발해졌다. 보건 및 사회복지업은 7만2000명, 정보통신업은 1만3000명인데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각각 16.1%, 18.9%였다.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 취업자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5개월 연속 증가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구직급여 상·하한액이 오른 것도 지급액 증가에 영향을 줬다. 구직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90%로 정해지고 하한액이 오르면 상한액도 오른다. 그러나 구직급여 지급액의 증가 추세는 고용 사정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1361만1000명으로 작년 동월(1309만2000명)보다 4.0% 증가했다. 지난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50만명대 증가 폭을 이어갔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357만9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0.1% 증가했다. 제조업 피보험자는 4개월 연속 소폭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