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5일 태양광·풍력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고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의 마지막 퍼즐과도 같은 육성 비전으로,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재생에너지 보급 및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보급량은 2.03GW로 2017년 보급량 1.18GW와 비교해 40% 이상 늘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 증설한 세계 발전 설비 70%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했고, 그 가운데 태양광 비중은 55%로 화석연료와 원전 설비 용량 증가보다 높았다. 정부의 보급 목표 달성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보급을 통해 관련 제조업이 성장하고 고용 창출과 국내 경제 활성화가 지속 수반돼야 한다.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간담회를 수차례 거쳤고, 재생에너지 기업의 의견을 수렴했다. 정책에는 국내 태양광 산업 육성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내 재생에너지 제조업 투자 활성화, 수출 경쟁력 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판단된다.
정부는 국내 태양광 산업 확대와 국내 제품 사용 활성화를 위해 효율과 품질 기반으로 시장 경쟁 구도를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에는 한국산업표준에서 최저 효율 기준을 신설하고 고효율 제품 우대 방안을 마련, 2022년까지 양산 제품 한계효율(23%) 달성과 10% 이상 단가 절감을 위한 고성능·고효율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술 개발은 국내 산업이 한 단계 앞서 나갈 수 있는 필수 조건이다. 현재 중국 제조 기업은 세계 최대 시장과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소재와 생산설비 시장까지 장악하면서 태양전지 양산 평균 효율도 21%대 수준으로 국내 기업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단기간에 기술 역전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절박한 시기에 정부의 산업 경쟁력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것은 환영할 일이다.
국내 제조 기업은 양산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 효율 23% 이상 태양전지와 효율 22% 이상 태양광 모듈 양산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내 태양광 산업 밸류 체인 강화를 위해 외국산 제품의 국내 유입을 줄이고, 국산화율이 높은 제품에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향도 고민해야 한다.
2011년 이후 중국 태양광 기업의 과잉 생산과 저가 제품 유통으로 무너진 산업 생태계를 버텨 낸 우리 제조 기업은 △신용 등급 △부채 비율 △담보 제공 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유념해 제조 기업을 지원할 때 정량 평가 숫자보다 기술력, 품질, 업력 등과 같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중견 제조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중소·중견 태양광 제조 기업은 우수한 기술력을 무기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막강한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제품과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및 기술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의지가 확실한 만큼 민간 기업도 과감한 투자와 혁신 제품 개발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다시 한 번 해외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김동섭 신성이엔지 사장 solar@shin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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