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올라선 '가솔린'...주춤하는 '디젤'...성장세 탄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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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높은 누적 판매를 기록했던 디젤차는 올해 가솔린차에 추월을 허용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가파르게 성장하며 디젤차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국내에 등록된 신차를 연료별로 분석한 결과 가솔린차는 19만9035대로 디젤차(18만1204대)를 1만7800대 이상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별 점유율은 가솔린 43.7%, 디젤 41.1%, 액화석유가스(LPG) 6.3%, 하이브리드 5.3%, 전기 2.9%, 기타 0.8%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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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디젤차 점유율 하락은 강화된 배출가스 및 연료 효율 기준인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이 국내에 도입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2분기 디젤차는 21만9339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3분기 18만8034대, 4분기 18만4181대, 올해 1분기 18만1204대로 계속 판매가 줄고 있다.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인 WLTP 도입 이후 자동차 업계는 디젤차 판매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업계는 기존에 판매 중이던 승용 디젤차를 단종하거나 신형 디젤차 도입을 미루고 있다. 현대차는 WLTP 시행 전 그랜저와 쏘나타, i30 등 4개 차종 디젤 모델을 단종했다. 추가 비용을 부담하면서 생산을 유지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디젤차 판매 감소세가 뚜렷이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 수입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켜온 BMW 주력 디젤차 520d는 지난해 대규모 리콜 사태 이후 판매량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업계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BMW 화재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디젤차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진 것도 최근 판매 위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가솔린차는 지난해 2분기 19만1510대에서 3분기 18만6824대, 4분기 20만3495대, 올해 1분기 19만9035대로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며 디젤차와 격차를 벌이고 있다. 가솔린차가 연료별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2분기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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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 전기차.

디젤이 주력이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현대차 신형 SUV 팰리세이드의 경우 가솔린 판매 비중이 30% 수준에 육박한다. 기존 대다수 SUV 디젤 비중이 90% 이상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배나 높은 셈이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높은 판매 성장세를 바탕으로 디젤차 판매 감소분을 만회했다. 올해 1분기 하이브리드차는 2만37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0% 늘었고, 전기차는 5400대로 26.6% 성장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점유율이 계속 상승하는 것은 제품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코나 전기차와 쏘울 전기차 등 한 번 충전으로 300~4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디젤차 점유율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해마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업체들은 일부 SUV와 상용차를 제외하면 승용 디젤차 판매 라인업을 대폭 줄이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 등 추가 장치를 달아 디젤차 판매를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규제가 강화되면 신형 디젤차 개발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따라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계속 늘어나고 디젤차 입지는 좁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위 올라선 '가솔린'...주춤하는 '디젤'...성장세 탄 '전기차'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