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산업계, 국회가 협력체계를 확립하는 한편,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소한 5G 자율주행차 등 1~2개 융합 서비스라도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 성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과 노웅래·추미애 의원은 25일 '5G 상용화 시대:시장성과 기술력 한계' 토론회에서 5G 산업 활성화 정책방안을 논의했다.
우리나라가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본원적 경쟁력에서는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봉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전략연구소장은 “ICT 전문가 설문 결과 미국 5G 기술경쟁력을 100%로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는 92.3%로 중국(93.1%)에 역전 당했다”면서 “한국은 단말기와 통신장비 분야 경쟁력이 높지만 미국에 비해서는 퀄컴과 같은 원천기술이 부족하고 중국에 비해서는 투자가 월등히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ETRI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5G 융합서비스 시장은 1307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5G 산업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1순위 과제로 규제완화가 지목됐다.
이선우 KT 인프라연구소장은 “세계 최초 상용화를 달성한 5G 향후 과제는 시장 활성화라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도록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허용하는 요금과 서비스 정책, 망 중립성에 대한 유연한 관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플러스(5G+) 산업 전략을 수립해 시장 활성화를 추진한다. 성공을 위해 기술 융합과 규제혁신 전략을 다룰 범국가적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동구 연세대 교수(5G포럼 집행위원장)는 “협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범국가 추진 체계가 필요하다”하면서 “5G+ 산업전략 성공을 위한 새로운 성과측정지표(KPI)로 '초협력KPI'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회가 정부, 산업계와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디지털헬스 등 5G 융합산업에 대한 협력회의를 열고 협력 기반을 만들면 5G 보급과 확산의 모멘텀(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 “각 협력 주체가 힘을 맞대 5G를 자동차에 어떻게 탑재할 것인지, 주파수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등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5G 융합서비스를 위한 '성공 모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 소장은 “5G로 무엇을 어떻게 연결할지, 어떤 서비스를 만들지에 대해 정부의 진지한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과거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초고속인터넷을 성공시킨 사례처럼 5G 버스, 5G 택시 등 분야를 선정해 단 하나의 서비스만이라도 정부가 선제적으로 규제를 풀고 혁신기술을 도입하는 형태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실장은 “독일을 보면 이동통신이 아닌 자동차, 제조업이 오히려 5G 협업을 이끌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강점인 제조업에 어떻게 하면 5G를 잘 접목할 것인지를 통신과 협의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용홍택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세계 최초 상용화는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최초가 최고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공감한다”면서 “산업과 서비스 융합을 통한 위대한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