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에는 할인으로 맞불"…유통업계 최저가 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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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유통업계를 들썩이게 했던 '10원 전쟁'이 재현될 조짐이다. 이마트가 '국민가격'을 내세우자 롯데마트는 경쟁업체보다 10원이라도 더 싸게 팔겠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하루만에 이마트는 '국민가격'과 '블랙이오'를 동시에 진행하고, 홈플러스는 '가격혁명' 행사로 맞불을 놓았다. 특히 이번 가격 경쟁은 대형마트 업계뿐만 아닌 e커머스 업계로 확산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1일까지 2주간, 온·오프라인 최저가 이벤트 '극한도전'을 진행한다. 최저가 상품은 1주일 단위로 각 8개씩 선보이며 품목은 총 16개로 한정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마트 온라인몰, 온라인에서는 쿠팡과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이는 전략이다. 경쟁사 사명을 직접 거론하면서까지 가격 경쟁을 공식화 한 것이다.

24일까지 1주일간 진행하는 최저가 상품은 지난 15일 오후 5시 기준으로 타사 상품과 가격을 비교해 산정했다. 19일부터는 매일 오전 9시에 이마트, 쿠팡 상품과 단위당 가격을 비교해 하루에 한 번 최저가로 가격을 변경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향후에도 '극한 가격'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 가격 경쟁력을 고객에게 인지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마트는 롯데마트 할인 행사에 하루 만에 반격에 나섰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이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언급한 만큼 장바구니 핵심 상품만 엄선해 매월 두 차례 일주일씩 최대 6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국민가격'을 진행해왔다. 이와 함께 이마트만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지향하는 대규모 할인행사 '블랙이오'도 진행했다. 이마트는 각각 나눠 진행되던 행사를 상반기 최대 비수기 4월을 맞아 동시에 진행한다. 두 행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달부터 창립을 기념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앙코르 행사까지 마친 홈플러스는 18일 '가격혁명' 프로모션으로 또 다시 할인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가 이처럼 가격 경쟁에 나선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같은 사회적 변화에 기인한 유통가 판도 변화에 경기불황·소비침체까지 더해지며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공세에 온라인 업체도 승부수를 띄웠다. 쿠팡은 직매입 과정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부 제품을 제조사에서 매입하는 가격보다 싸게 파는 시스템(20% 역마진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11월부터 특가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가격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차별화된 가격 정책에 집중하기 위해 '투데이특가·히든프라이스·11특가·타임특가' 등 날마다 다른 특가혜택을 진행하고 있다. 티몬은 큐레이션(다양한 정보 가운데 사용자가 관심 가질만한 내용만을 골라 선별해주는 서비스) 쇼핑을 토대로 숫자 및 타임 마케팅을 통해 특정 제품을 최저가가 아닌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 가격 경쟁은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나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해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업체들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지만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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