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지능형교통체계(ITS) 용도로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5.9㎓(5855~5925㎒)다. 각 10㎒ 폭씩 7개 채널로 구분돼 있다.
미국은 웨이브 용도로, 중국은 LTE-V2X 전용으로 유럽은 기술 중립으로 지정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2016년 국립전파연구원 고시에 따라 기술 중립 대역으로 지정했다. 점유 주파수, 변조방식, 출력 등 기술기준만 만족하면 웨이브든 C-V2X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웨이브 진영은 1번과 4~7번 채널을 실증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상암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KT 자율주행 실증사업 등에서 5G가 사용되면서 웨이브와 C-V2X 주파수 용도지정이 이슈로 떠올랐다. 용도를 지정하지 않으면 두 기술간 간섭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파수 전문가는 “V2X는 차량 안전을 위한 통신 기술이기 때문에 간섭을 막기 위해 최근 용도지정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면서 “웨이브보다 C-V2X가 웨이브에 전파에 의해 간섭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V2X는 상용 주파수에서 검증한 가드밴드와 간섭방지 기술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주변(웨이브)에 간섭을 미칠 영향이 적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삼성전자, 이동통신사 관계자와 5.9㎓ 대역 2·3번 채널을 C-V2X 용도로 지정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현재 사용하지 않는 채널로 간섭 방지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도로공사에 전달할 방침이다.
그러나 웨이브 진영이 이 같은 판단에 동의할 지 미지수다. 기술 논의를 차치하고 V2X 영역에 C-V2X가 진입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게 C-V2X 진영의 판단이다. 주파수에서도 C-V2X와 웨이브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과기정통부는 5.9㎓ 6·7번 채널을 C-V2X 용도로 지정하는 방안을 한국도로공사에 전달했지만 한국도로공사는 특정 기술로 용도를 확정짓지 말고 지역(사업) 별로 필요한 기술을 선택해 사용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C-V2X 진영 관계자는 “결국엔 웨이브 진영이 5.9㎓ 대역을 모두 사용하려는 의중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