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대화는 좋은 것”이라며 낙관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대화를) 빨리 할 필요는 없다”면서 김 위원장이 촉구한 '연내 용단'에는 한걸음 발을 빼는 입장을 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미네소타주 번스빌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 대해 “최근 김 위원장이 추가 대화를 기대한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빨리 가고 싶지 않다. 빨리 갈 필요가 없다”며 “과거 행정부들은 수십 년 동안 북한과 대화를 해왔어도 별 성과가 없었지만 우리는 짧은 기간 동안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미 협상을 진행한지 불과 9개월 여만에 많은 건설적인 일들이 이뤄낸 것을 추켜세웠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하면 해볼 용의가 있다며 북미 대화 시한을 연말로 했다. 그는 미국에 기존의 '일괄타결식 빅딜'이 아닌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올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강수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히려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북한이 협상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을 것임을 미국이 확인한 만큼, 대북 제재를 유지한 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