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이 글로벌 유전체 분석 톱10 기업에 포함됐다. 매출, 분석 역량 등을 기준으로 한 글로벌 조사에서 국내 기업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 최근 민간 유전체 분석 규제 완화를 두고 사회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스스로 역량을 키워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해 의미가 있다.
14일 미국 유전·생명공학 전문매체 젠(Genetic Engineering & Biotechnology News)은 매출 기준 세계 10대 유전체 분석 기업을 뽑으면서 우리나라 마크로젠을 8위에 선정했다.
1980년 발간한 젠은 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생명공학 분야 권위 있는 매체다. 이번 조사에서는 유전체 분석 가격 하락과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상위 10대 기업 경쟁력과 매출 현황 등을 자세히 분석했다.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톱10(8위)에 오른 마크로젠은 지난해 매출 1102억원을 기록했다. 젠은 마크로젠이 본사를 포함해 분당 정밀의학센터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임상검사실까지 미국 실험실표준인증(CLIA)을 획득,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호주 바이오 기업 마이크로바와 협업해 장내 미생물 유전체 분석(마이크로바이옴) 영역까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1997년 설립된 마크로젠은 전 세계 153개국 1만8000여 명의 연구자 고객을 확보한다.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스페인, 호주에 해외지사를 둔다. 연간 17만 명의 전장유전체를 분석하는 시퀀싱 시설과 총 25페타바이트(PB) 데이터를 저장하는 컴퓨팅 시설도 갖췄다. 분석 인프라 면에서는 세계 1위 수준이다.
현재까지 유전체 연구 분야에서만 113편의 논문을 SCI급 학술지에 게재했다. △한국인 유전체 분석 △초고해상도 아시아인 유전자 복제주 변이지도 완성 △세계 최초 폐암 원인 신규 유전자 발굴 △세계 최고 완성도 한국인 표준 유전체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일본 도쿄대, 이화학연구소(RIKEN), 캐나다 어린이전문병원,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케네디 크리거 연구소, 국가보건연구소 등 각국 대표 기관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 절반 이상(57%)이 해외에서 거뒀다.
양갑석 마크로젠 대표는 “한국 본사를 포함해 전 세계 7개국에 위치한 글로벌 사업장에서 현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현지화 전략으로 세계 고객에게 견고한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유전체 분석 기업 1위로는 일루미나가 꼽혔다. 지난해 관련 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33억3300만 달러(약 3조8012억원)다. 세계 유전체 분석 장비 시장을 독식하면서 전년대비 매출이 21%나 급증했다.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10만명 유전체 프로젝트를 중추적으로 수행하는 등 글로벌 영향력을 공고히 한다.
2위부터는 일루미나와 격차가 크다. 테르모 피셔 사이언티픽(4771억원), BGI지노믹스(약 4178억원), 에자일런트 테크놀로지스(약 2851억원), 10x 지노믹스(약 1665억원) 등이 톱5를 형성했다.
<글로벌 톱10 유전체 분석 기업(자료: GEN)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