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카드업계 레버리지 비율 완화 등 요구 거절…대신 고비용 마케팅 관행 뜯어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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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 논의를 위한 카드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앞으로 카드사가 대형가맹점 및 대형법인에 대해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던 고비용 마케팅 관행이 개선된다. 부가서비스 단계적 축소는 물론 카드사의 데이터 관련 사업 겸업도 가능해진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여신협회장 및 8개 전업계 카드사 사장단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 후속조치다. 앞서 금융위는 금융감독원과 여신전문금융협회, 금융연구원 등과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카드업계 건의사항을 바탕으로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과 고비용 마케팅 관행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매출액 규모가 큰 법인회원 및 대형가맹점에 대해 경제적 이익 제공을 제한하기로 했다. 과도한 마케팅 지출 관행을 개선해 카드사 건전성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법인회원에 결제금액의 0.5%를 초과하는 등 일정 수준을 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여전법 시행령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카드사들이 법인회원 유치 차원에서 이면계약을 통해 카드 매출액의 1% 내외를 캐시백으로 지급하거나 법인세 카드 납부 대행수수료(0.8%)를 면제하는 등의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허용 범위를 초과하는 수준의 경제적 이익 요구자와 제공자를 처벌할 계획이다.

대형가맹점에 사내복지기금 출연이나 해외여행경비 제공 등 부당한 현금성 보상금 제공도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6조7000억원이다.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런 과도한 부가서비스는 카드수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그동안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카드산업 생태계에 거품을 만들어 내면서 카드사 수익성과 건전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카드업계 자체적으로도 이러한 영업관행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개선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며, 정부도 이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인 노력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상품 수익성 심사도 강화한다. 부가서비스를 신규상품부터 수익성 분석을 합리화하고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해 합리적으로 예측된 이익(가맹점 수수료, 회원 연회비 등)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다. 해당안은 금감원이 업계와 수익성 분석기준 및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 각사 내규 등에 반영하도록 했다.

과도한 부가서비스 등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카드사 경영 및 가맹점수수료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기존 카드상품은 여전법규에서 정한 기준, 소비자 보호 등의 원칙에 따라 부가서비스 조정을 위한 약관변경을 추진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업계 수익 다변화를 위해 회사가 보유한 정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데이터 관련 사업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전법 시행령을 개정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과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겸영을 허용하고, 카드사가 업무관련 취득정보를 가명·익명조치 후 분석, 제공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제공서비스를 열어주기로 했다.

다만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안 후속대책에는 카드업계와 카드사 노동조합의 핵심요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6개 카드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차등수수료 도입과 대형가맹점 하한가이드제 즉각 도입을 촉구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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