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조성찬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장, "기관 혁신으로 전문화 가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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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찬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장 양복 앞섬엔 작은 배지가 달려 있다. 귀여운 그림체로 코끼리와 꽃을 물고 있는 새를 아기자기하게 배치했다. 'WORK&LIFE'란 글자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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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배지냐고 묻자 “올해 주요 경영 어젠다인 '일과 가정 양립(워라밸)'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배지경영의 일환”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 원장은 “개인 행복이 인정받아야 일과 삶이 조화로울 수 있다”면서 “워라밸이 단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경영 전반에 핵심 가치로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임기 절반 이상이 지난 지금도 기관 혁신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쌓아뒀다. 경력개발 전문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직원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핵심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자신이 재임하는 기간 워라밸 문화도 확실히 착근시킨다는 목표다.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이 중점을 두는 가치는 무엇인가.

▲KIRD는 2007년에 국가R&D 투자 효율성 제고 목적 아래 과학기술인 재교육 기관으로 설립됐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관 25개 출연연과 부처 직할 공공연구기관, 대학, 패밀리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술훈련과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연간 2만4000여명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다.

과기 분야 인재는 과학기술 전문성 중심의 연구개발(R&D) 역량과 사회 발전을 이끄는 리더십, 타 분야와 소통하는 공감 능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에서 발간한 '미래 일자리' 보고서를 보면 미래 인재 핵심 요소로 창의적 사고와 복잡문제 해결능력, 감성과 인지적 유연성 등이 제시됐다. 최근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인이 미세먼지, 신종 전염병 등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연구 역량뿐만 아니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소통, 공감 능력을 배양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교육한다.

-KIRD가 개발한 과학기술인 역량개발표준서(SDF)도 이런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인가.

▲그렇다. SDF는 과학기술인에게 필요한 종합적 역량 체계를 구체화했다. 지식, 행태, 자질 특성을 구체화한 직무별 역량개발표준서라고 보면 된다. R&D, 리더십, 공감 3개 역량군에 대해 연구자 30개, 연구관리자 28개, 정책입안자는 31개 필요 역량을 제시했다. 연구자뿐만이 아닌 모든 과학기술 혁신주체에게 적용할 수 있다. 창의적 융합, 사회문제 해결, 연구 소통 등 다양한 교육과정 개발 기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12월 한국생산성본부 국제인증 학습서비스경영시스템(ISO29990)과 여성가족부 가족친화인증을 동시에 받았다. 어떤 의미가 있나.

▲ISO29990 국제인증 획득은 교육 서비스와 경영 시스템 체계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쌓아온 교육과정 노하우와 프로세스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확인받았다. 가족친화인증은 지난해 4월부터 시행한 '행복나눔, 따뜻한 KIRD' 프로젝트 추진 성과다. 정시 퇴근을 독려하는 가정의 날 운영, 업무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패밀리오피스 설치,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유연근무제 도입 등 제도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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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 과학기술·ICT 인재성장 지원계획'이 발표됐다. 어떤 내용인가.

▲국가 차원 인재개발, 경력개발 정책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과학기술 인재양성 중장기 계획 수립, 인재개발 실태조사 및 통계분석에 관한 총괄 지원 역할이 확대된다. 이를 위해 조직, 인력, 예산 등 기관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과기 분야 재직자 경력심화와 경력전환을 지원하는 경력개발 서비스 체계도 구축한다. 올 상반기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경력개발 서비스 'K-클럽'을 필두로 경력진단 시스템과 자가설계 교육, 멘토링을 제공한다. 교육 대상과 내용, 방법은 환경에 맞게 지속 혁신한다. 민간과 협력해 미취업 청년과 중소기업 재직자 현장 실무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집합교육을 체험·토론 중심으로, 온라인 교육을 이론과 개념이해 중심으로 운영하는 변화를 시도한다.

-국가R&D 혁신주체는 출연연, 기업, 대학, 정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각 주체별 역량 강화 방안은 무엇인가.

▲출연연 국가 과학기술 혁신 중심축이자 기업과 대학을 잇는 연계 고리다. 그에 맞게 연구기획, 소통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을 제공한다. NST와 협력해 연구윤리 투명성을 높이고 연구행정 효율화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기획·제공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부설연구소 재직자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교육도 펼친다. 근로자 300인 이하 인재개발원이 없는 기술집약적 기업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해 맞춤형 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이공계 대학원생의 빠른 연구현장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실전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공모 선정한 연구팀에게 국가R&D 실제 사업의 연구기획 기회를 제공하고자 R&D 역량 교육 및 연구기획비를 지원한다.

중앙정부, 지자체 공무원에게는 미래 예측, 정책 기획 등 역량을 제고하는 교육훈련을 제공한다. 13개 부처에서 연간 20조원 규모 R&D 예산을 집행하는 만큼 정책입안자가 국가 혁신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신진 연구자, 여성 과학자, 고경력 과학기술인 등 잠재인력 활용이 대두되고 있는데.

▲신진 연구자가 연구현장에 빠르게 적응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국가 R&D 실무 역량을 강화하려 한다. 온라인 공간상에서 실시간으로 협업하고 교류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을 지원해 참여자 간 네트워킹을 촉진할 것이다. 여성 과학자가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일터에서 다양한 문제를 공감할 수 있는 '마음챙김 과정'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KWSE)와 협력해 운영할 예정이다.

고경력 과학기술인의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체계도 마련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지원사업(ReSEAT)과 연계해 R&D 기획과 성과 분석, 과학관 큐레이터 등 역할 수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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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 경력개발 체계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과학기술인의 전문성 개발과 경력 발전을 도모하는 생애주기 관점의 경력개발이 필수적이다. KIRD는 과학기술인이 자기주도적으로 경력 전문성을 심화할 수 있도록 종합적 서비스 체계를 6월부터 운영한다.

직무와 경력단계에 따라 자신의 현재 역량을 스스로 분석·진단할 수 있는 경력진단 시스템을 구축한다. 자가설계 교육과정을 통해 경력목표 설정과 경력경로 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경력을 관리하고 개발하는 데 필요한 멘토링과 경력개발 최신 활동 정보도 제공한다.

-최근 산업과 일자리 구조가 급변하면서 과학기술계에도 경력전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매년 1만5000여명의 박사급 인력이 배출되지만 직장 병행자를 제외한 학업 전념 신규 박사 취업률은 66.5%에 불과하다. 박사학위자의 30%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은 전문성 심화에만 초점을 두었던 경력개발 패러다임이 직종, 분야를 넘나드는 경력전환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공계 박사급 인력의 전문성이 사장되지 않도록 경력전환과 현장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며 KOITA, 대학 산학협력단 등과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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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맞춰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국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상을 소개하는 '4차 산업혁명 교육로드쇼'를 운영한다. 작년까지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변혁'을 주제로 15개 출연연, 10개 대학, 10개 시·도 지자체에서 8000여명이 수료했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과 미래직업'을 주제로 8개 지자체와 협력해 학부모와 청소년이 미래 유망 직업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산·학·연 연구기관 재직자에게 첨단기술 동향을 선보이는 '과학기술 핫이슈 Bullet 과정'을 신규 기획했다. 블록체인, 헬스케어 등 15대 핫이슈를 선정하고 이를 '미래기술'과 '사회변화'로 분류하여 분야별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주제에 대해 전문가와 시청자가 온라인으로 토론하는 '4차 산업혁명 사이버 국민포럼'은 나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기조연설, 세션, 토론으로 구성했다.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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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1년 남았다. 남은 기간 마무리하고 싶은 기관 운영 방안이 있다면.

▲기관 혁신을 뒷받침하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화하겠다. 정책지원 활성화, 경력개발 전문화에 적합한 조직으로 개편하고 석·박사급 우수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 기관 고유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예산을 재배분해 혁신 방향에 부합한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직원 전문성 강화도 더 힘쓰고 싶다. 잠재력이 우수한 직원을 선발해 집중적으로 육성·지원하는 차세대 핵심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원 자체 연구 수행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관 차원의 연구 역량을 제고하겠다. 무엇보다 워라밸 조직문화는 꼭 착근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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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찬 원장은…

우신고등학교와 아주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과학기술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5회 기술고등고시(1989년)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했다. 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국립과천과학관을 거치며 과학기술정책 수립과 인재 양성에 힘썼다. 2009년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행정가로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과학기술인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특히 생애주기 관점의 경력개발 중요성을 누구보다 빨리 인지하고 이를 위한 기반 마련에 주력했다.

조 원장은 소통하는 조직문화, 일과 삶이 조화로운 직장문화 만들기에도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직원 평균연령이 36.5세인 KIRD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직원 전문성 개발 주안을 둔 경영을 펼치고 있다.

대담=이호준 정치정책부장


정리=최호기자 snoop@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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