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한 대로 3월 수출 실적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 관세청이 3월 수출 중간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됐다고 밝힌 것 그대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한 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하향세를 반복했다. 1분기 누적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켜진 수출산업 비상등이 점점 더 빠르게 점멸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동안 우리나라 수출을 책임져 온 반도체 시장이 주춤하면서 침체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디스플레이, 기계, 자동차 등 다른 주력 산업의 수출 사정도 비슷하다. 정부는 이 같은 수출 부진이 4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의 수출 실적 악화를 예견치 못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우리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때도 정부와 산업계 안팎에서는 올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다방면에서 준비했지만 예고된 부진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려감은 더욱 크다. 주력 산업에서 놓치는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 품목과 시장을 다변화하려 했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반도체를 뒷받침할 만한 수출 산업을 단기간에 키우기는 어려웠다.
냉정한 접근이 요구된다. 지난해 수출 실적에 대한 기저 효과까지 고려하면 한 번 꺾인 수출 곡선을 단기간에 되돌리긴 어렵다. 수출 산업 다변화도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최근 수출 위기를 우리 경제의 기본기를 다시 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더 이상 한두 개 수출 주력 품목에 기대어서 나온 숫자에 만족해선 안 된다. 정부는 밝힌 대로 단기·중장기 정책에 맞춰 수출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기업과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 기업을 옭매는 규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되 속도를 높여야 한다. 국내 시장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기업이 해외에 나간다고 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는가. 수출 부진을 냉정히 받아들이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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