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만난 외투기업인 "규제완화·노동시간 유연 필요"

주한 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청와대를 찾아 정책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요구했다. 핀테크 등 신산업 현장 규제 개선 목소리도 높였다. 미세먼지 대응 노력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외국인투자 기업인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외국기업 관계자를 단체로 만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행사에는 로버트보쉬코리아 셰퍼드 프랑크 사장, 로레알코리아 얀 르부르동 사장, 이케아코리아 안드레 슈미트갈 사장 등 외국인투자 기업인 56명과 미국·EU·중국 주한상공회의소 등 9개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여전히 한국에서 경영하는 것은 '도전적”이라면서 “무엇보다 유연성과 안정성이 제대로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노동 정책 유연성과 예측 가능한 경제 정책 제시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기업 현장은 정권에 따라 경제 정책 기조가 180도 바뀌면서 혼선을 반복했다.

잉그리트 드렉셀 주한독일상의회장은 “기본적으로 주52시간을 환영하지만 디지털 분야는 노동시간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소프트웨어(SW), 정보기술(IT)서비스 산업 특성을 감안한 탄력근로, 선택근로 등 보완책을 주문한 것이다.

패트릭 윤 비자인터내셔널 아시아퍼시픽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핀테크 사업에 좋은 환경이지만 규제에서 한국과 글로벌 기준이 달라서 어려움이 많다”면서 “핀테크 사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모리야마 도모유키 서울 재팬클럽 이사장은 최근 한·일 관계와 미세먼지 문제를 말했다. 그는 “업계 차원에서 보면 우호적인 한·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과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미세먼지 문제가 한국을 매력적 투자처로 보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미세먼지와 관련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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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경제적 교류는 정치와 다르게 봐야 한다”면서 “이미 한 해에 (한·일) 양국을 오가는 인원이 1000만명에 이른다. 인적 교류가 민간 영역으로 확대돼 기업 간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우건군 주한중국상의 회장은 “한국 기업이 제조업, 금융, AI, 빅테이터, 헬스케어, 문화 산업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도록 많이 지원하겠다”며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전세계 유일한 분단 국가로서 전쟁 위험성이 낮아진데 대한 감사의 인사도 나왔다.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장은 “1년전만 해도 미국 친척들, 친구들이 '한국을 언제 떠나냐' '전쟁 날 것 같으니 빨리 돌아와라'는 소리 들었는데 대통령이 잘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여러분은 바로 우리 기업”이라면서 “정부도 우리 기업으로 여기고 우리 기업과 똑같이 대우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고 투자 인센티브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글로벌 스탠더드의 중요성에 온전히 공감한다”면서 “한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이 도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행사 중 외국인투자 기업들이 언급했거나 발언 기회가 없어 서면으로 별도 제출한 애로 및 건의사항에 대해 관계부처 장관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검토의견을 회신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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